로또 열풍에 전국이 사행심으로 후끈 달아 오른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이를 모방한 인터넷 경품 이벤트를 잇따라 열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회사는 고가의 외제차까지 경품으로 내걸고 있을 뿐 아니라 이벤트에 참가하는 네티즌들의 개인정보가 추후 영업자료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대해상이 한 포털사이트와 손잡고 이달말까지 진행하는 `대박 이벤트`는 로또와 닮은 꼴이다. `이벤트 참가하기`를 클릭하면 로또 추첨기와 같은 기계에서 숫자가 새겨진 공 5개가 나온다. 행운 번호와 같은 수가 몇 개인지에 따라 노트북, 홈씨어터 등을 받을 수 있다.
제일화재의 `8282자동차보험 이벤트` 역시 로또와 비슷한 방식이다. 온라인으로 자동차보험료 견적을 의뢰한 후 원하는 6자리 수를 써 넣으면 된다. 다음달 9일 발표되는 주택복권 1등 당첨번호와 같은 수를 적어 낸 사람이 당첨자가 된다. 고가의 외제차가 경품으로 제공돼 당첨되면 벤츠, BMW, 아우디 등 6대의 외제차중 마음에 드는 한대를 골라 가질 수 있다.
삼성화재는 `2003 빵빵 페스티벌`이란 이름의 이벤트를 홈페이지를 통해 열고 있다. 다음달 5일까지 인터넷으로 자동차보험료 견적을 신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대형 TV나 홈씨어터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 이밖에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크고 작은 경품 이벤트를 이미 실시했거나 계획중이다.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손보사 이벤트의 경우 대부분 참가자들의 차량 소유 여부와 신상을 묻는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보험사의 영업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음을 알아 둬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손보사의 경품 이벤트가 보험계약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특별이익 제공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 삼을 수 없다”며 “다만 지나치게 비싼 경품을 내거는 것은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감독 강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