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유전학자 얀 두만스키 박사는 Y염색체가 남성의 수명을 연장하고 암에 대항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BBC뉴스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70-84세의 노인 1천153명에게서 혈액샘플을 채취해 DNA를 분석하고 최장 40년 동안 지켜본 결과 혈액세포 속의 Y염색체가 크게 줄어드는 노인은 다른 노인에 비해 수명이 평균 5.5년 짧고 암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두만스키 박사는 밝혔다.
연령과 건강상태를 감안했어도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여성은 성염색체로 2쌍의 X염색체(XX), 남성은 X염색체 하나와 Y염색체 하나씩을 가지고 있으며 남성만 지니고 있는 Y염색체는 나이를 먹으면서 체세포 속에서 점차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Y염색체의 소실이 수명 단축과 암으로 인한 사망의 원인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성이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수명이 짧은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고 두만스키 박사는 지적했다.
Y염색체는 성의 결정과 정자의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들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어져 왔지만 이 결과는 Y염색체의 유전자들이 종양 억제 같은 다른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혈액세포 속의 Y염색체 소실은 혈액 시스템 밖에서 발생하는 다른 여러 가지 암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로 미루어 Y염색체의 유전자들이 암세포를 탐지해 죽이는 면역체계를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남성의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Y염색체의 소실 정도를 측정하면 장차 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두만스키 박사의 판단이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암연구학회의 줄리 샤프 박사는 매우 흥미로운 이론이지만 Y염색체의 소실이 암 위험의 예고지표가 되는 것인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인간유전학회(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