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대학 졸업자가 EU에 진출해 있는 국내 현지 기업에서 1년 미만의 단기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또 EU에 진출할 국내 금융회사가 현지에서 우리 고급 인력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 서비스와 관련한 고위 경영자의 국적 제한 완화도 EU 측에 제시할 예정이다.
김한수 한ㆍEU FTA 우리 측 수석대표는 2차 협상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협상 전망과 대응전략을 13일 밝혔다.
김 대표는 먼저 상품 분야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상품 분야의 양허안을 볼 때 EU 측의 한ㆍEU FTA에 대한 기대와 개방 수준은 상당히 높고 따라서 우리 측에 대한 개방 요구 수준도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측의 공세가 예상되는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수도ㆍ전력 등 공공서비스는 EU 측의 개방 사례가 별로 없어 요구가 강하지 않겠지만 금융ㆍ법률ㆍ통신 등에는 상당한 관심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에 대한 EU 측 공세에 대응해 “엔지니어ㆍ간호사ㆍ건축사 등 전문직 자격 상호 인정과 금융 서비스와 관련한 고위 경영자의 국적 제한 완화 등을 요구할 생각”이라며 “대졸 연수생(graduate trainee)의 인적 이동 허용을 요구하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등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졸 연수생의 인적 이동 허용은 국내 대졸자들이 EU에 있는 국내 기업의 지사 등에서 단기간에 걸쳐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대졸 취업이나 해외 기업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EU 국가 중 폴란드ㆍ스페인 등은 금융 관련 고위 경영자의 국적 제한이 있어 이런 규제가 완화되면 이들 국가에 진출할 국내 금융회사들이 국내 금융 전문가들을 현지 고위 경영자로 영입할 수 있다.
농수산물 분야에 대해서는 “쌀 및 쌀 관련 16개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했고 농수산물 상당 품목을 민감품목으로 구분해 장기간 관세 철폐나 관세의 부분 감축, 추가 검토 후 입장 정립이 가능한 기타품목으로 분류해 (EU 측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지적재산권은 “EU 측의 협정문안을 검토 중에 있는데 대체로 공연보상청구권 등 지재권의 보호 수준을 강화하고 베른협정의 추구권처럼 저작권자의 권리를 추가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EU 측이 지리적 표시의 보호도 추가로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EU 측이 문제 삼을 수 있는 국내 제도나 관행에 대해서는 “자동차 기술표준제도, 전자ㆍ전기제품의 적합성 평가제도, 약제비 적정화 등이 주된 관심 사항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요구가 있을 경우 우리 제도의 선진화에 도움이 되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