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 인구가 밀집한 도시용 서비스로 국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년 중 자회사인 KTF와 함께 와이브로와 초고속이동통신(HSDPA) 서비스를 연동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KT의 자회사인 KTF는 내년 3월께 전국에서 HSDPA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KT는 내년 4월부터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따라서 양사가 와이브로와 HSDPA를 연동한다는 것은 와이브로를 도시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로 만들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중수 KT 사장도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KT와 KTF는 SK텔레콤보다 앞서 HSDPA 전국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와이브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서비스업계에서는 KT가 와이브로를 HSDPA의 보완 서비스로 역할을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흘러나온다. KT는 내년 한 해 와이브로에 2,400억원을 투자하는 반면 KTF는 HSDPA망에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KT가 와이브로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아직 시장성을 자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좀 더 시간을 두고 기술의 안정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의 한 고위 관계자는 “와이브로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술이다 보니 좀 더 안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를 서두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와이브로의 경우 데이터 전송과 함께 모바일 인터넷전화(VoIP)가 핵심으로 꼽힌다. 와이브로를 이용해 전화를 하려면 이동전화와 마찬가지로 번호를 부여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책 차원에서 번호 문제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도 와이브로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