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정유업계 4강체제로

지난 9월부터 현대그룹이 추진해온 현대정유의 외자유치 협상이 아랍에미리트 국영회사인 IPI사가 5억달러를 투자, 현대정유 경영권을 인수키로 타결된데 따른 것이다.이제 국내 정유업계는 토종인 SK㈜에 국내외 합작인 LG칼텍스정유와 현대정유, 외국계인 쌍용정유가 맞서는 4강 구도로 굳어졌다. ◇현대정유 합작사로 변신=현대가 현대정유의 신주 100%를 발행하면 아랍에미리트 국영 투자회사인 IPIC사가 이를 5억달러에 인수한다. IPIC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투자계획을 승인했고 현대정유도 19일 이사회를 개최, 승인절차를 밟는다. 21일 서울에서 양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외자유치 계약을 체결할 예정. IPIC는 신주인수로 50대50의 지분구도를 갖추게 됐지만 향후 현대측 지분을 추가 인수, 70대30으로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할 예정이다. ◇시장재편 마무리=지난해까지 정유업계는 SK㈜가 부동의 1위로 시장을 주도하고 LG정유가 바짝 뒤를 따르며 쌍용정유와 한화에너지·현대정유가 10%대의 시장 점유율을 지켰다. 그러나 올들어 한화에너지가 현대정유로 넘어가고 각 사의 지분구도가 급변하면서 판도가 바뀐 것. 국내 정유업사들은 모두 초창기 외자유치를 통해 합작회사로 출범한 전력이 있다. SK㈜는 62년 미국 걸프와 정부의 50대50 합작으로 설립됐으나 80년 걸프가 철수하면서 토종으로 변신했고 LG정유는 66년이래 칼텍스와 LG화학이 50대50 합작을 유지해오고 있다. 쌍용정유는 75년 이란석유공사와 쌍용양회의 합작으로 설립됐다가 80년 이란석유공사가 철수한 뒤 쌍용계열사로 편입됐으나 91년 사우디 아람코사의 참여이후 다시 합작사로 변신했다. 지금은 완전히 외국계로 바뀌었다. 현대정유의 전신인 극동정유도 68년 미국의 로얄더치셸과 합작으로 설립됐다 77년 셸의 철수로 현재의 체제를 갖추었다. ◇정유시장 판도 변할 수 있다 =후발주자인 현대정유와 쌍용정유가 지배구조 변화를 계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움직임이다. 현대정유는 한화에너지 인수 이후 업계 3위로 올라선 여세를 몰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움직임이다. 회사 로고를 바꾸기 시작했고 「트리니티카드」라는 보너스카드를 내놓고 사은잔치 등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94년 휘발유 품질전쟁, 97년 가격전쟁을 주도했던 쌍용정유는 외국계 변신에 발맞춰 공격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엔 휘발유 가격 인상과정에서 선두업체를 제치고 가격결정권을 행사하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맞서 업계 1,2위인 SK㈜와 LG정유가 수성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SK㈜가 SK그룹의 주력으로서 자존심을 앞세워 선두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LG정유는 최근 새로운 휘발유 「시그마6」 출시와 함께 공세에 나섰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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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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