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 뉴욕공연' 한류세계화 시발점 되나

美 데뷔 무대 성황… 성공땐 경제적 가치 상상초월<br>현지언론 "흉내내기 그쳐… 독창적 색깔 보여줘야"



지난 2일과 3일 2차례에 걸친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데뷔 무대를 통해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가수 ‘비’. 비의 이번 공연은 그동안 아시아 권에 머물러 있던 한류 열풍을 미국으로 확산 시킬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든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 대중 문화의 메카인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비 앞에는 적지 않은 숙제가 남겨져 있다. 공연 전 비를 한국의 어셔(Usher)로 비유하며 찬사를 보냈던 뉴욕타임스는 비의 데뷔 공연이 끝난 지난 4일(현지시간) “춤과 노래는 손색이 없지만 마이클 잭슨 등 미국 유명가수들을 흉내내고 짜깁기하는 것에 그쳤다”는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뉴욕데일리뉴스 또한 “비가 미국에서 성공하길 원한다면 명확하게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가수의 미국 진출이라는 포장이 세계 최고의 대중 문화 시장이라고 하는 미국 무대에서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문화가 복합된 미국 시장에서 확실한 성공을 거두려면 중장기적인 안목의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비가 구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지속적이고도 밀도 있는 마케팅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가 미국 시장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미국 대중의 눈높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필요하다. 영어 실력을 네이티브 수준에 가깝게 완벽하게 구사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결국 가사를 통해 미국인의 감성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미묘한 억양에서도 한치 흔들림 없는 말끔한 수준의 언어 구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음반 프로듀싱 수준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미국은 전 세계 대중 음악 흐름을 이끄는 대중 음악 시장의 최전선. 미국 대중 음악의 흐름을 모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아시아권 음악시장에서 통했다고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섣부르다. 뉴욕데일리뉴스가 “비를 어셔나 팀버레이크와 비교하곤 하지만 비의 음악은 어셔나 팀버레이크가 90년대 불렀던 것에 지나지 않고 그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은 새겨볼 대목이다. 하지만 비의 이번 공연이 한국 음악의 미국 시장 개척 물꼬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애써 축소할 필요는 없다. 아시아에서 머물던 한류 열풍을 미국 시장으로 옮기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비의 미국 데뷔 무대는 뜻 깊다. 비가 유명 현지 팝 스타와 합동 공연을 펼치거나 빌보드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미국 음악 시장에 안착한다면 그는 한류를 미국 대륙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개척자로 평가받게 된다. 비의 미국 진출을 계기로 아시아권에 머물던 한류 열풍이 미국으로 번질 경우 경제적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12조원에 달하는 미국 음반 시장 규모만 해도 한국 시장의 수십배가 넘는다. 한국 대중 음악이 일단 미국에서 통하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4~5조원에 달한다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한류 경제적 부가가치 또한 10조원 단위를 훌쩍 뛰어 넘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서비스산업팀장)은 “가수 비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한국 음반 시장의 10배가 넘는다고 하는 일본 시장에서 보아가 거둔 성과와는 비교할 수가 없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시장 진입장벽은 일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 때문에 일본 시장보다 더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한국 대중 문화가 미국 시장에서 뿌리를 내기기 위해서는 미국 현지 수요에 맞춘 기획력과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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