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와 지자체의 늑장대처 등이 맞물려 지역경제가 헤어나기 힘든 늪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6일 대구시와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대구지하철 참사 발생한지 2주가 지났지만 사고수습은 물론 대구의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어 경제마저 멍들고 있다.
특히 이번 참사는 해외까지 알려진 데다 뒷처리마저 큰 문제점을 노출, 대구국제섬유박람회, 하계유니버시아드 등 각종 국제행사 개최에 차질이 우려된다. 오는 20일부터 3일간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대국국제섬유박람회에 현재까지 204개업체에서 478개 부스를 신청한데 그치고 있다.
특히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사전 등록한 바이어는 670명으로 지난해 4,120명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PID조직위 관계자는 “바이어 사전등록은 저조하지만 행사가 임박해 오면서 늘고 있어 큰 문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행사규모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지역 최대 국제행사인 대구U대회도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이 대회를 준비해야 할 대구시가 사고수습에도 급급해 행사준비를 엄두도 못 내고 있을 정도다.
대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유통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사고현장 주변이 상가가 밀집한 도심이어서 대구ㆍ동아백화점 등 대형업체는 물론 소규모 업체들도 2주 이상 피해를 입고 있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는 최근 대구지하철참사로 지역 유통업계의 손실은 2,850억원에서 최대 5,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이번 참사로 입은 손실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도시 이미지 추락에 따른 해외수주 악영향 등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시카코의 한 투자업체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앞 야외전시장 2,900평에 300실 규모의 특1급 호텔 건립키로 하고 지난 1월 미국내 투자법인 설립했지만 등 북핵문제 등 한국 내 안정성을 문제 삼아 이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경제가 이처럼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구시는 경제회생 대책 마련은커녕 지하철 사고수습에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만큼 무능함을 보이고 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