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005940)·대우증권(006800)·삼성증권(016360)·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039490) 7개 증권사가 각각 29억원씩을 출자해 200억원가량의 초기 자본금을 조성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의 최소 자기자본금은 200억원이다. 금융투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소 자본금 조성에 참가 증권사들이 동의했다"며 "늦어도 다음달까지 구체적인 설립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거래소는 지난 2013년 4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설립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ATS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이 시장 전체의 5%, 개별 종목의 10%를 초과할 경우 정식 거래소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행령상의 '5%룰'이 발목을 잡아왔다. 정식 거래소로 전환할 경우 필요한 자본금은 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또 5%룰을 지킬 경우 수수료 수익은 대략 연 50억원가량에 그친다. 초기 정보기술(IT) 인프라 투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남는 것이 없다는 게 증권업계 판단이었다. 2013년 말 키움증권의 모기업인 다우기술이 독자적으로 대체거래소를 검토하다 유보한 것도 거래량 감소로 인해 경영상의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주식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수료 수익이 최대 연 1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에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금융개혁 의지도 ATS 설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7곳의 증권사가 공동 출자 형태로 ATS를 출범시킬 경우 전향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인프라 구축을 하는 기간 금융당국은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켜 연내 ATS 출범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