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불황탈출을 위해 사행산업인 카지노마저 합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여당인 민주당과 자민당을 포함한 5개 야당 의원 150명이 앞으로 2년 내 카지노 사업을 합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들은 오는 6월에 끝나는 현 의회 회기 안에 관련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경륜과 경마, 모터보트와 오토바이 경주에만 도박이 허용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앞으로 5년 내 일본에도 카지노가 들어서고 시장규모는 100억~4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추진을 주도하고 있는 이와야 다케시 자민당 의원은 "카지노 사업이 관광산업은 물론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싱가포르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카지노 사업을 개방한 싱가포르는 지난해 관광수입이 전년보다 17% 늘어난 17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미 베트남ㆍ캄보디아ㆍ필리핀 등도 카지노 사업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야 의원은 "다른 나라도 비슷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어 서두르지 않으면 좋은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사고 등으로 가뜩이나 취약해진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여론도 호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카지노 사업을 허용할 경우 도박중독자 양산, 범죄조직의 자금줄 등을 우려해 반대 여론이 우세했으나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오자와 사키히토 민주당 의원도 "예전에는 카지노에 폭력조직이 들끓었으나 지금은 최고급 리조트와 쇼핑센터ㆍ공연산업과 어울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