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사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피인수 대상인 외환은행 직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임금삭감 가능성과 관련해 "외환은행 직원들의 보수를 깎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어렵고 외환은행만 급여를 낮추면 일을 하겠느냐"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 지분을 최대 80% 수준까지 올린 뒤 상장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휴일인 29일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며 외환은행 경영방향과 관련한 주요 사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원회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이후 김 회장이 개별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우선 "외환은행 직원들이 하나금융그룹의 (싱크탱크인) 지주회사에 와서 같이 일하도록 하려고 한다"며 "우리가 여러 차례 인수합병을 했는데 그때마다 직원들을 껴안고 갔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옛 하나 출신 직원이 절반 이상이고 옛 서울은행과 하나대투증권 등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외환은행 직원을 지주사에 데려다 쓰겠다는 것은 화학적 통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특히 외환은행 직원들의 급여에 손을 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에 비해 승진이 늦어 같은 직급이라도 하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인수 이후 외환은행의 임금이 대폭 삭감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외환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5,800만원으로 하나은행(5,000만원)보다 많다.
김 회장은 또 51% 수준인 외환은행 지분을 단계적으로 70~80%로 늘린 뒤 상장폐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아직은 소액주주가 많아 상장폐지를 검토하기 어렵다"며 "우리 지분율이 좀 더 올라 70~80%는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 측이 2~3년 뒤 외환은행의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도 못을 박았다. 그는 "2~3년 뒤 자리가 잡히면 구조조정보다 오히려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구조조정 얘기는) 맞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쉬고 싶다"고 했다. 다만 "하나고등학교의 운영은 계속 맡고 싶다"며 "하나미소금융재단은 은행장에게 부탁해 이사장직을 넘겨 받아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