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SF영화 혹은 큰 스케일을 가진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3D로 변환돼 재개봉하는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다. 작년 재개봉됐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998년작 ‘타이타닉’을 비롯 조지 루카스 감독의 인기 시리즈 ‘스타워즈’ , 디즈니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등이 3D로 재제작돼 10년, 20년을 뛰어넘어 다시 극장에 걸렸었다.
‘쥬라기공원’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나온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공원 3D’도 비슷한 사례다. 1993년 나온‘영화 ‘쥬라기 공원’은 당시 전세계적으로 개봉돼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8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과학 스릴러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나리오 작가인 미국 마이클 크라이튼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당시 특수효과의 거장 스탠 윈스턴과 할리우드 최고의 시각효과 회사 ILM이 참여한 SF영화의 걸작이다. 이듬해 이 영화는 예상대로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거머 쥐었다.
국내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쥬라기공원 3D’의 스토리는 20년전 ‘쥬라기공원’ 그대로다. 남미 코스타리카 해안의 작은 섬에 세워진 테마파크 쥬라기 공원. 첨단 복제 기술로 살아난 6,500만년전 공룡들이 활보하는 이곳에 각계 전문가들이 일반 공개에 앞서 정밀진단을 위한 투어에 나선다. 그러나 철저히 통제되던 최첨단 시스템들이 와해되면서 이곳은 공룡들이 날뛰는 공간으로 변하고 인간들은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다는 이야기다.
반면 ‘쥬라기공원 3D’의 그래픽 기술은 더 세련되게 바뀌었다.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 700명이 넘는 아티스트들이 20년전 ‘쥬라기 공원’을 3D로 재탄생시킨 덕이다. 더 생생해진 입체감과 원근감, 사운드가 돋보인다. 스티븐 스필버그 특유의 유머감각도 곳곳에서 느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는 SF영화에도 유머를 집어넣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3D로 재개봉 되는 영화들은 태생적으로 부담감을 안고 있다. 관객이 스토리를 모두 알고 있다는 점과 이미 3D에 충분하게 익숙해져 있는 신세대 관객들에게 기존의 3D보다 더욱 실감난 화면을 전달해야 하는 점 등이 그것이다. ‘쥬라기 공원 3D’는 그런 한계를 뚫고‘쥬라기 공원’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까. 이 영화를 관람하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12세 관람가. 27일 개봉. /정승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