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의 매각 협상이 ‘인뎀니피케이션(Indemnificationㆍ사후손실보전)’ 조항을 놓고 정부와 원매자인 동원금융지주간 대립으로 삐걱거려 연내 본계약 체결이 불투명해졌다. 또 대한투자증권의 매각 작업도 사실상 내년 1ㆍ4분기로 넘어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30일 한투증권 매각 협상과 관련,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실무 협상 과정에서 금전적 가치가 될 수 있는 인뎀니피케이션 조항을 놓고 이견이 팽팽하다”며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측 협상 창구인 예금보험공사가 동원지주가 지난달 한투증권 매각에 대해 합의를 하고도 실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채권담보부증권(CBO) 후순위펀드나 확정금리를 보장한 신탁형 증권저축 등에서의 발생 손실에 대한 면책 범위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이들 손실에 대해 전액 면책하기로 했다가 최근 부분 면책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자산가치 재평가나 소송패소에 따른 우발채무 발생때의 부담을 덜겠다는게 정부의 심산이다.
한투 협상이 질척거리면서 하나은행과 진행중인 대투증권의 조기 매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공자위 관계자는 “한투증권 협상이 마무리돼야 이를 기준으로 정확한 가격과 사후 손실 범주 등을 결정할 수 있다”며 “연내 매각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삼일회계법인, 김&장 법률사무소 등과 대투증권에 대한 실사에 착수, 12월 중순께 실사작업을 최종 마무리하고 이를 토대로 마지막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잠재 부실의 규모 산정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7월말 현재 한투와 대투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각각 4조9,000억원과 2조8,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