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美 신경전 팽팽…난항 거급

네차례 회담불구 핵포기 범위등 이견 여전<br>공동문건 작성위한 초안 작업도 착수 못해

중국 베이징에서 29일 속개된 제4차 6자회담이 난항을 거듭하며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북한과 미국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본격 협상을 미루고 있어 공동문건 작성을 위한 초안 작업에도 착수하지 못한 채 주말을 넘길 전망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회담이 언제 종료될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속셈 내보이지 않는 북한과 미국=현재 상황은 ‘딜(deal)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북한과 미국’으로 요약된다. 북한과 미국이 네 차례에 걸쳐 양자회담을 가졌지만 결과물은 아직 없다. 정부 당국자는 “어느 부분도 완전히 정리된 것은 없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북미의 신경전이 치열하다는 반증이다. 상대방이 어떤 부분은 반드시 관철시키려고 하고 어떤 부분은 포기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단계로 평가된다. 합의를 위해 일부를 과감히 포기하면서 얻을 것은 얻는 본격적인 ‘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북미간 양자회담이 전혀 무익한 것은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과정이 앞으로 똑바로 나가는 ‘직선 주로’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만 보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고 볼 수 있다”며 “이견을 좁힐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는 것은 핵심사안에 대한 견해차가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농축우라늄 등 핵 포기범위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핵 폐기과정에서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인 데 반해 북한은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지연되는 초안 작성=중국은 당초 이날 오후에 수석대표 소인수회의에서 각국이 생각하는 공동합의문의 초안을 가지고 와 이를 가지고 회담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밤샘 작업이 예상되던 소인수회의는 40분 만에 끝났다.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합의에 도달할 만큼 시각차이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회담의 운영방안 등에 대해서만 얘기를 나눴을 뿐이다. 수석대표 소인수회의는 30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참가국들이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 3차에서 발표한 ‘의장성명’보다는 내용이 훨씬 많고 심도 있는 공동문건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도 회담이 쉽게 결말에 이르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건은 북한과 미국이 본격 협상에서 입장을 좁힐 수 있냐는 점이다. 북미간 협의가 나와야 한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의 다자간 협의도 가능하다. 현 상황을 다자협의로 넘어가기 직전 단계로 보는 해석도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자간 협의 단계로 넘어가도 ‘복병’이 등장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일본이 납치문제 등을 공동문안에 집어넣자고 떼를 쓸 경우 회담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때문에 장기전으로 치닫는 회담은 공동문서 작성을 모색하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6자회담이 전문적이고 매우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 중”이라면서도 “이번 6자회담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앞으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예고하는 발언이다. /베이징=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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