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인적 분할을 통해 금융지주회사인 네오홀딩스를 신설함에 따라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투자자들이 네오홀딩스가 비상장사라는 점에서 환금성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두산이 신설법인 매각과 유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투자자 보유지분을 모두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데다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1% 안팎에 그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28일을 기준으로 존속회사 두산과 신설회사 네오홀딩스의 인적 분할을 시행한다. 두산의 이번 분할 결정은 지난 2009년 1월 두산이 일반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금융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산은 창투업과 사모펀드 사업 등을 영위하는 네오플럭스 지분(67%) 전량을 신설법인인 네오홀딩스에 넘기게 된다. 두산의 주주들은 분할 신주 배정기준일인 28일의 보유 지분율에 비례해 1:1의 비율로 분할 신설회사인 네오홀딩스 주식을 배정 받게 된다.
문제는 이번 분할을 통해 기존 주주들이 부여 받게 되는 신실법인 네오홀딩스의 주식이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기관이 두산의 주식을 내던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공모펀드는 비상장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도 기관의 매도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4일부터 엿새 동안 기관은 61만주 이상의 두산 주식을 내던졌다. 기관의 매도세로 같은 기간 두산은 9.51% 급락하며 52주 최저가로 떨어졌다.
그러나 현재 두산이 네오홀딩스 설립 직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금성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네오홀딩스가 비상장회사인 점을 고려해 네오홀딩스 설립 직후에 조속히 매각하기 위해 현재 매수 희망자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 안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라며 "네오홀딩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매수자가 직접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네오홀딩스 주식을 매입하게 되므로 기존의 두산 주주들이 비상장사인 네오홀딩스 주식 보유에 따른 환금성 리스크는 제한적이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두산이 네오홀딩스 설립 직후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이후 자사주 취득과 유상감자 등의 방식으로 투자자의 모든 지분을 현금화시킬 예정이기 때문에 환금성 제약 우려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분할 신설회사인 네오홀딩스 주식의 적절한 환가 절차를 통해 주당 1,000원 이상의 현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관의 매도세도 신주배정기준일이 다가오면서 한풀 꺾인 것으로 보여 수급적 측면에서 부정적 요소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분할 신설회사인 네오홀딩스의 자본은 288억원으로 두산의 시가총액(2조7,000억원)의 1% 수준"이라며 "내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현재 두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의 0.8배에 불과해 최근 수급적 이슈 등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신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전자사업부를 중심으로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신증권은 두산의 내년 매출액은 4조3,890억원, 영업이익은 4,940억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9.8%, 2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호실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전자사업부의 올해 4ㆍ4분기 영업이익은 사상최대치인 2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뿐 아니라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에도 두산의 연성회로기판(FCCL)이 공급되고 있고 내년에도 스마트폰 시장의 전망이 긍정적인 점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홀딩스 분할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두산의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52%(3,000원) 오른 1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