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채권 매수세 부족 장단기금리 상승 계속■내수불황과 마케팅전략
최근의 경기침체를 흔히 복합불황이라고 부른다. 이는 우리 산업의 해외수요인 수출과 국내수요인 내수가 모두 부진하여 경영활동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97년에는 수출이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내수는 고용불안과 임금상승률 둔화의 영향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2월에 실시된 분기별 「가계 생활 지수」 설문조사에서도 가계경제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내구소비재를 구입하려고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는 응답은 40.1%로 나타났으나 현재 내구재 구매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은 25.6%에 불과했다. 이는 97년에도 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내수불황이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내수 불황기에 기업은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기호도 조사를 통해 경기침체 중에도 선호되는 품목을 알아보고 이에 따라 영업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최근 내구소비재 선호도 조사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온다. 먼저 내수침체를 반영하여 대부분의 주요 내구재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였다. 중형 승용차는 9월 조사의 21.0%에서 12월에는 19.4%, 소형 승용차는 16.5%에서 11.1%, 냉장고는 10.3%에서 9.1%, TV는 6.8%에서 5.9%로 각각 하락하여 주력 내구소비재의 선호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둘째, 컴퓨터의 경우는 선호도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선호도가 증가하는 품목도 있었다. 에어컨은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는 대표적인 내구재 중 하나다. 1년 전인 95년 12월 조사에서는 0.3%의 매우 낮은 선호도를 보였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4.8%로 상승하여 전체 내구소비재 중 8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하였다.
기업은 새롭게 선호도가 증가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경쟁업체보다 먼저 시장을 점유하는 순발력을 가져야 하며 시장수요가 성숙한 품목에 대해서는 자사의 제품을 가격, 품질면에서 차별화하여 시장우위를 점하는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97년 국내시장은 이러한 기업의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국내금리 동향과 전망
지난주 시중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하였다. 재정자금 방출에도 불구하고 연말 자금수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통화당국도 환율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달러를 매도하여 상대적으로 원화자금이 흡수됐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도 장단기 금리 상승세가 꺾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기업들의 연말자금 수요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발행 물량도 지난주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의 경우 12월 발행예정 물량인 2조8천억원 가운데 1조원 가까이가 남아 있고 카드·리스채를 비롯한 각종 특수채 발행 대기 물량도 적지 않은 상태다. 반면 은행·증권 등 금융기관들의 채권매수 여력이 되살아날 것 같지 않아 채권수급의 불균형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