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를 인용해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등지의 기업들이 발행한 정크본드 가운데 1,010억달러가 내년에 만기를 맞는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만기 도래분인 84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무디스는 특히 "이 중 상환전망이 부정적인 채권의 비중이 올해 34%에서 내년에는 절반 수준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은 327개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최근 수년 사이 5배 가까이 늘었다는 게 무디스의 설명이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 속에 국공채나 투자등급 회사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좇는 투자자들을 겨냥한 채권발행이 줄을 이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한해의 발행규모에 육박하는 630억달러어치의 정크본드가 발행됐다.
문제는 내년 이후 금리가 상승기조로 돌아서면서 이들 기업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점이다. 체탄 모디 무디스 기업금융관리책임자는 "아직까지는 전체적인 채권시장이 몸집을 불리고 있어 정크본드 증가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금리가 오르면 일부 기업들은 도태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특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우 국가의 재정위기 상황이 정크본드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매튜 미시 UBS 크레디트 전략가는 "유로존 국가들의 국가부도 위험이 높아지면 해당국 기업들이 발행한 정크본드도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