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때아닌 인터넷 배우기 열풍이 불고있다.최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O양 비디오」가 인터넷상에 떠다닌다는 소문이 돌면서 평소 인터넷에 관심을 보이지도 않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인터넷 사용법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음란물의 인터넷 유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일이 사람들의 인터넷에 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국내 모PC통신회사의 한 관계자는『음란 비디오를 보기위해 인터넷을 배운다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O양의 비디오가 국민들의 인터넷에 대한 관심을 한단계 높였다는 순기능도 무시할수 없다』고 밝혔다.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李모과장. 그는 PC(개인용 컴퓨터)를 지금까지 단순한 문서작성용 정도로만 사용해왔으나 「O양 비디오」가 인터넷에 있다는 정보를 듣고 주변 사람이나 서적을 통해 평소에 관심이 없던 인터넷을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처음에는 검색엔진, 도메인(주소)등 인터넷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던 李과장은 현재 회사동료에게 인터넷 사용법을 알려줄 정도로 인터넷사용 기술이 늘어나 인터넷을 통해 각종 유용한 정보를 얻고있다. 李과장은 앞으로 퇴근후 인근 학원에 개설돼 있는 인터넷 강좌도 신청해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배울 생각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 기업은 물론이고 대학 전산실이나 심지어는 정부부처에서도 직원들이 퇴근을 미룬채 A양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동(動)영상」파일은 용량이 크기 때문에 전용접속망이 잘 발달되어 있는 회사에서 다운받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인터넷사용이 폭증하여 심야시간에 인터넷에 접속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
美전역을 들끓게 했던 클린턴 대통령과 르윈스키 스캔들의 스타검사 보고서가 인터넷상에 게재되던날 전세계 네티즌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는 바람에 인터넷 사용이 일시정지됐듯 국내에서도 지난 2월초 「O양 비디오」가 떠있던 지방대학의 인터넷 서버는 접속이 폭증해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인터넷 검색엔진회사인 야후코리아의 담당자는 『A양과 관련된 검색단어 접속건수 순위가 항상 10위권 안에 들고있다』며 『요즘에도 하루에 8,000~9,000건 가량의 O양관련 검색어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상의 공간에 익명으로 올리는 각종 음란물들은 무책임을 조장하고 얼굴이 노출되는 개개인은 인격적으로 심한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YMCA 시민중계실의 관계자는『이번일로 인터넷이 유해정보로 넘치는 공간으로 인식될수 있다』며 『일반인들에게 인터넷은 이용만 잘한다면 전세계에 퍼져있는 유용한 정보를 얻을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