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발생할 위기는 보다 규모가 크고 그 파급 경로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더 복잡하고 심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중국어판 저서 ‘아주(亞洲) 외환위기와 국제금융 신질서’를 출간한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책의 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앞으로도 파생금융거래 등의 증가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은 지속되고 크고 작은 금융위기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지속된 세계적인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 주택경기에 의존한 미국 경제의 한계, 신종 금융기법과 파생상품으로 인한 금융시장 위험의 누적, 금융감독 역량의 부족 등을 이번 국제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선진국과 신흥시장국은 이제 건전한 국제 거래와 국제금융시장의 발전을 위해 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국제금융체제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며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10여년간 진행돼온 신국제금융질서 논의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중국도 금융시장 개방에 따른 국제 투기성 자본의 유ㆍ출입 기회 증가, 외환 업무의 복잡성 등으로 이번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노출돼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며 “중국은행 등이 세계 최대 은행으로 외형 성장을 했으나 선진적인 여신심사 역량과 감독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금융산업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중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미국발 금융위기 못지않게 아시아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 저자는 아시아 금융시장의 안정과 공동 번영을 위해 ‘동아시아 통합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자인 김 전 위원장은 현재 고려대 초빙교수로 국제금융론을 강의하고 있으며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