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에 사는 직장인 김성민(31)씨는 사실 지방선거 때 투표할 생각이 없었다. 심정적으로는 야당 시장후보에게 마음이 갔지만 그렇다고 투표로 의사표현을 할 만큼 정치에 관심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씨는 오후3시께 마음을 바꿨다.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를 하다가 대학 동문, 고향 친구 등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우리 같은 젊은층이 투표해야 세상이 바뀐다'는 글에 투표장으로 향했다. 김씨는 "트위터를 통해 친구는 물론 유명인사들의 투표 독려 메시지를 보니 한 표를 행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일종의 사명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치러진 지방선거는 정보기술(IT)의 진화로 풍속도가 바뀐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IT 발전은 선거가 거듭될수록 판세를 좌지우지할 만큼 막강한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막판에 판세를 요동치게 만든 것은 스마트폰과 트위터로 대표되는 새로운 IT의 출현이었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위력을 발휘했다면 이번에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판세를 뒤집는 역할을 했다. 2002년 당시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진보 성향의 유권자를 결집시키고 투표장으로 불러냈다면 올해는 전파속도가 그보다 훨씬 빠른 트위터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2002년 이전에 치러진 선거에서는 인터넷 웹사이트 메일 등을 이용한 투표 참여 독려가 나타나기도 했다. 진보를 거듭하는 IT가 선거에 접목되고 고비마다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트위터의 활약은 야당의 승리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장년층에 비해 진보 성향이 강하고 트위터 등 새로운 모바일 소통수단에 익숙한 20~30대가 오후에 투표장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오후에 접어들면서 크게 높아졌다. 오전까지만 해도 2006년 지방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낮았으나 정오께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끝에 최종 투표율이 54.5%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높고 2006년 선거에 비해서는 3%포인트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50%를 넘으면 젊은층이 투표장에 대거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포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 등 야당이 선전한 것은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트위터 등 SNS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