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용 카본 분리판을 일일이 깎아내는 방식 대신 대량으로 찍어내는 기술이 개발돼 제작단가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퓨얼셀 개발팀은 카본 분리판을 플라스틱 제품처럼 찍어내는 기술을 개발해 13개 관련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에 사용되는 카본 분리판의 경우 일일이 깎아내는 방식을 사용해 개당 20만~30만원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지만 한국타이어가 개발한 압축성형 방식으로 찍어내면 제작단가를 최소 1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국내 연구기관이나 기업들은 이미 연구실 차원에서는 차량 및 가정용에 사용되는 고분자 전해질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 제작도 가능하지만 가격을 낮추는 대량생산 기술은 매우 취약했다. 카본 분리판은 탄소소재로 개발된 3~5㎜ 두께의 얇은 판으로 수소연료전지의 각 셀을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수십~수백개의 연료전지 셀을 쌓아올리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경우 그 셀의 수만큼 카본 분리판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시범 보급사업에 사용되는 1kW 연료전지 스택에는 약 120개의 카본 분리판이 필요하다. 전기출력이나 천연가스를 수소로 바꿔주는 개질기 등의 주변장치를 제외하면 수소연료전지 가격의 50% 이상을 카본 분리판이 차지한다. 문제는 이 카본 분리판에 수소와 산소 이온이 적절한 속도로 흘러가며 반응하도록 하기 위해 분리판에 미세한 유로(流路)를 새겨넣어야 하는 것으로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깎아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번에 개발된 압축성형 방식의 최대 난점은 탄소 소재 분말과 이를 결합시켜주는 레진(resin)의 적절한 배합으로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는 최적의 배합 비율을 찾아내 전도성도 높이면서 유로도 제대로 형성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후 단계인 사출성형 방식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김정헌 퓨얼셀 개발팀장은 “압축성형 방식은 거푸집에 소재를 넣은 뒤 탄소 분말과 레진이 결합하기까지 3~4분이 소요되는 반면 사출성형 방식은 1분 이내에 생산이 가능하다”며 “오는 2011년까지 사출성형 방식의 개발을 마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