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을 말할 때 그의 강점으로 강력한 친화력을 꼽는다. 그것은 '열심히 듣는 것'에서 나온다는 게 측근들의 공통된 얘기다.
첫손에 꼽히는 것은 타인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메모하는 습관이다. 기자시절 몸에 뱄다. 정 최고위원은 상대의 허락을 얻어 상대방의 조언을 메모하곤 한다. 이를 토대로 다시 만났을 때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재차 질문하면서 상대에 대한 관심과 호의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논리에 비춰 정반합 식으로 업데이트가 가해진다.
이런 식으로 기자시절부터 버리지 않고 모아둔 메모지가 1,000권을 넘는다는 후문이다.
어떤 의사결정을 하든 '작은 얘기도 크게 듣는다'는 신조로 여러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편이다.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때도 끝까지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질문해 상대방이 깊은 내용까지 말할 수 있도록 해 호감을 얻는다. 이후 전화를 걸어 의견을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가 10ㆍ3 전대 경선 당시 방송토론이 끝난 후 모든 후보의 지지자들과 세 번에 걸쳐 악수한 일화는 그가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친화력이 높고 대중적 이미지가 뛰어나다 보니 일부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앵커 생활을 하면서 생긴 이미지의 영향이라며 억울해하곤 한다. 실제로 정 최고위원은 전문가그룹들과 각 분야에 걸쳐 스터디를 게을리하지 않는 편이다. 최근 내세운 '담대한 진보'에도 탄탄한 논리가 뒷받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