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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되면서 삼성SDI(006400)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계열사는 아니지만 상장사인 삼성물산(000830)을 비롯해 비상장사인 삼성에버랜드 등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그룹주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SDI의 지분 가치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삼성SDI는 삼성물산의 지분 7.2%(1,154만7,819주)를 보유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삼성SDI가 소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는 7,125억원이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삼성물산의 주가도 지속적으로 올라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가치는 지난달 29일 종가(7만3,000원) 기준으로 8,430억원에 달한다. 삼성SDI는 삼성물산 외에도 상장사인 호텔신라, 에스원(012750), 삼성정밀화학(004000)의 지분도 들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정밀화학의 지분 11.5%(296만3,483주)를 들고 있으며, 에스원은 11.0%(419만681주), 호텔신라는 0.1%(2만9,316주) 들고 있다. 3월말 기준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이들 상장사의 지분 가치만 1조2,330억원에 달한다.
삼성SDI는 상장사 외에도 삼성그룹의 핵심 비상장사 지분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SDI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4.0%(10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1분기 보고서 기준 삼성SDI가 소유한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가치는 2,090억원에 달한다. 삼성SDI는 이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10.7%를 가지고 있다.
오는 7월 삼성SDI가 제일모직(001300) 흡수 합병을 마무리하면 삼성SDI가 소유한 삼성그룹주의 지분 가치는 더 높아진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상장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3.1%(523만8,299주), 삼성정밀화학 3.16%(81만6,468주), 삼성중공업 0.42%(96만3,148주), 삼성테크윈 0.12%(6만1,628주), 삼성전자(005930) 0.01%(9,679주), 아이마켓코리아 0.47%(17만347주)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들고 있는 삼성그룹의 지분 가치는 3월 말 기준으로 4,678억원이다.
삼성SDI와 마찬가지로 제일모직도 삼성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대거 들고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석유화학 지분 21.39%(84만8,384주)와 삼성에버랜드 지분 4.0%(10만주)를 들고 있으며, 삼성경제연구소(1.0%), 삼성종합화학(0.88%)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이들 비상장사 네 곳의 지분가치는 2,706억원이다.
이관수 흥극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일모직과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에버랜드·삼성정밀화학·삼성종합화학의 지분율 증가와 더불어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지분을 추가로 보유하게 된다"며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지분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현금화할 경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SDI를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숨은 수혜주"라고 평가하며, "지금까지는 삼성SDI가 보유한 계열사들의 가치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형성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단순 투자자산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 가치가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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