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비용 명절선물엔 '굴비'가 최고(?)

건설시행사 UIH 이승계씨, 굴비 돌린 끝에 '성사'

안상수 인천시장이 2억원이 든 굴비 선물상자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검찰수사를 받던 건설시행업체가 지난 설 금융기관과 거래기업 등에 전방위 `굴비 로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고건호 부장검사)가 서울 서교동 오피스텔 인허가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공서 등에 금품로비를 벌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한 건설시행사 UIH 대표 이승계씨의 지난 설 선물 리스트가 13일 공개됐다. 이씨가 총 24명의 관계자에게 굴비를 선물한 `굴비 리스트'에는 산업은행 이사부터 팀장급 직원까지 UIH 대출과 연관있는 12명의 산은 임직원들이 30∼50만원대의 굴비세트를 선물받거나 이씨와 함께 접대성 골프를 친 내역이 담겨 있다. 산은 부동산금융팀 모 차장은 이씨로부터 120만원 어치 술접대도 받은 것으로드러났다. 이씨는 또다른 금융회사 H, D사 간부 6명에게도 굴비세트를 돌렸고 부천 스포츠센터 시공을 맡은 S건설사 간부 3명에게도 굴비를 선물하고 접대성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졌다. 서교동 오피스텔 건설 인허가와 관련, 이씨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마포구청 정모 과장도 30만원짜리 굴비세트를 받았고 오피스텔 1채를 받은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택석 전 의원도 10만원 상당의 과일바구니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씨의 명절선물 명단을 확보하고 보강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부천 스포츠센터 공사 수주와 관련해 시공사측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긴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가 거액의 대출을 위해 산은 등 금융기관 관계자들에 대해 금품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내사를 벌여 왔지만 뚜렷한 혐의점은 포착하지 못했고 굴비세트도 액수가 미미해 형사 입건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산은 등 금융기관 관계자들에게 금품로비를 벌인 단서를잡고 내사를 벌였지만 지금까지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대출과 관련해 회사에 큰 손해를 입힌 특별한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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