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산어묵산업 도약 기회인데… "우짜노"

공동가공시설 건립예산 따놓고도 폐수처리장 문제로 부지확보 못해

1980년대 이후 침체기를 극복하고 옛 명성을 되찾고 있는 부산 어묵산업이 걸림돌을 만났다. 지난해 정부 사업에 선정돼 수십 억원의 예산까지 확보된 상태지만 당초 어묵산업을 활성화하려고 짓기로 했던 '공동생어육가공시설' 건립이 폐수처리장 문제로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공동생어육가공시설은 지난해 말까지 부지 선정을 마쳐야 했으나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 이 시설은 부산공동어시장과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 등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생선을 위생적인 환경에서 어묵의 재료로 만드는 공장이다.


22일 부산어묵전략식품사업단(이하 사업단)과 부산시, 사하구 등에 따르면 사하구는 최근 사업단에 3월 중으로 시설 부지를 마련하지 않으면 전체 16억원 중 남은 사업비 11억원 가량을 집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늘푸른바다, ㈜세광식품, 삼진식품 등 지역 어묵업체 8개사로 구성된 사업단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 지원사업단'에 선정돼 2018년까지 5년 간 국·시·구비 등 총 60억원을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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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단은 공동생어묵가공시설을 통해 어묵의 품질을 높이고 사업단 회원사들의 공동 운영을 통해 생산 원가도 낮춘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저가식품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다양한 어종으로 만든 어육에 치즈와 고구마 전분 등을 넣은 고급 어묵을 만들어 해외진출 발판을 구축하는 등 어묵산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사업단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공동생어육가공시설이 들어설 신평·장림공단 피혁수산물가공단지의 폐수처리가 불안정하다보니 폐수가 기준치를 넘어 최근 과징금과 영업정지가 반복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단지 입주기업인 (주)남청이 폐수처리비로 인해 폐수처리조합과 벌인 소송에서 이기면서 폐수처리 규약이 무효화되는 등 내부갈등까지 겪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업단은 여기에 가공시설을 지으면 입주하자마자 배출 부담금 등 행정 처분을 받아 가동 차질이 예상, 선뜻 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공시설은 일반 어묵공장에 비해 폐수농도가 높아 처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가공시설을 지으면 거액을 들여 폐수처리시설을 따로 만들어야 하기에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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