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 불안에 대한 우려로 25일(현지시간) 카이로 증시의 EGX30 지수는 9.59% 떨어진 4,917.73에 마감해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실각한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집트 등 아랍권 증시는 일요일에 개장해 목요일까지 운영된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해 이집트 시민들이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뒤 첫 대선에서 선출한 대통령이다. 하지만 최근 군부를 장악한데 이어 헌법까지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반발을 불러왔다. 지난 23일 발표한 헌법 선언문에는 사법기관의 의회 해산을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에 따라 새 헌법에 반대하는 이집트 판사들은 지난 24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집트 전국 판사를 대표하는 이집트 판사클럽은 이날 비상회의를 가진 뒤 전국 법원과 검찰 소속 직원들에게 “이번 헌법 선언문은 사법독립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며 “모든 업무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이집트 민주화 운동가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날 AP 등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무르시 대통령이 새 헌법을 철회하지 않는 한 무르시와의 대화는 없다. 이집트를 폭력의 악순환에 빠뜨리는 일 없이 순조로운 권력이양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무르시가 ‘현대판 파라오’ 수준으로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는 반발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성난 시민들 또한 거리로 뛰쳐나왔다. 25일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경찰, 정부 옹호주의자 등이 뒤엉켜 폭력사태까지 벌어졌으며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경찰은 최루가스를 발포하며 광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