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천재들의 영웅적 삶, 그 뒷면엔 …

■ 열정의 천재들 광기의 천재들

안승일 지음, 연암서가 펴냄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재'를 부러워하고 또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천재는 모든 면에서 '천재'인가. 시인 포프는 '천재와 광기는 흡사하다. 양자의 차이는 종이 한장 차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광기를 알게 된다면 우리의 부러움도 그만큼 줄어들까. '열정의 천재들 광기의 천재들'은 이들 천재들의 영웅적인 삶과 함께 그 뒷면에 있는 아픔과 한계, 그리고 인간적인 목소리를 그렸다. 책에서는 도스토옙스키를 비롯, 니체·마르크스·베토벤·고흐·로뎅·피아프·사마천 등 8명의 천재가 주인공이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의 작품에서 신과 악마 사이에서 고민하던 인간이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렸다. 물론 그의 삶은 위대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일찍 사망한 뒤 폐쇄적인 아버지 밑에서 우울한 유년시절을 보낸다. 또 20대 때 사형선고를 받아 유형에 처해졌고, 도박에 빠져 빚에 쪼들린 삶을 산다. 하지만 이 같은 삶은 그가 탐욕과 죄로 얼룩진 인간 군상을 해부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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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천재들이 우리와 별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점을 부각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개인적인 잘못이나 미성숙한 모습이 불가피하게 파헤쳐진다. 자신의 가정부를 임신시킨 마르크스, 제자 카미유 클로델을 '성적 포로'로 이용한 로댕 등이 그 예다. 마찬가지로 도스토옙스키의 마지막 아내 안나처럼 천재의 약점을 감싸 안는 주위의 조력자들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밖에도 천재들에게 고통 혹은 영감을 주었던 이성과의 연애, 당대 유명인사와 나눴던 우정도 자세히 다뤄져 독자의 흥미를 돋운다.

천재들이 '천재'인 이유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을 것이다. 1만7,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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