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추가 개방 결정을 서두르면서 미 쇠고기 문제의 처리시한을 오는 9월로 미국 측과 미리 합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9일 농림부는 미 쇠고기의 추가 개방 폭을 논의할 가축방역협의회를 당초 알려진 것보다 앞당겨 31일 개최할 것으로 밝혔다. 농림부는 가축방역협의회가 일러야 다음주에나 열릴 것이라고 지난 27일 밝힌 바 있다.
미 쇠고기 수입조건 개정절차 중 5단계인 가축방역협의회가 빨라지면서 추석 이후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미 쇠고기 협상(6단계)도 9월 개최될 가능성이 커졌다.
농림부가 미 쇠고기 추가개방에 속도를 내는 것과 관련, 다음주 초 임명이 예상되는 임상규 농림부 장관 내정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이라는 관측과 함께 미측이 쇠고기 문제를 9월까지 해결하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측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쇠고기 문제를 연계하고 있어 비준안 연내 처리를 위해 정부가 9월 중 미 쇠고기 개방 확대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을 가능성도 적지않은 상황이다. 실제 권오규 부총리 겸 제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월 미 쇠고기 수입확대 문제가 “9월쯤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업계와 농민단체 등은 권 부총리의 발언을 근거로 정부가 9월까지 미 쇠고기 문제를 해결하기로 미측과 약속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 쇠고기 수입조건 개정절차는 총 8단계지만 가장 결정적인 6단계의 한미 쇠고기협상만 끝나면 사실상 마무리돼 행정절차만 남게 된다.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 농무장관이 우리나라의 미 쇠고기 검역재개 결정 정보를 며칠이나 앞서 공개하기도 했다”며 “양국간 수입조건 개정협상도 추석 전으로 이미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