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가 학과 구조조정 몸살

중앙대·연대·부산외대 등 전공 선택 비율 낮은<br>유사학과 통폐합 추진… 학생·학부모 강력 반발


대학들이 2014학년도 신입생 학생모집안 제출을 앞두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반발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측이 전공선택 비율이 낮은 학과나 유사중복학과의 통폐합을 추진하자 해당학과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중앙대와 연세대, 부산외국어대 등 상당수의 대학들이 5월중 교육부에 2014학년도 학생 모집안 제출을 앞두고 유사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로 홍역을 앓고 있다.


중앙대는 학생들의 전공선택 비율이 낮은 아시아문화학부 비교민속학과와 사회복지학부 아동복지학과ㆍ청소년학과ㆍ가족복지학과 등 인문사회계열 학과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학교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예산이 풍부한 편도 아니어서 학생들의 선택비율이 낮은 전공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 학과의 학생은 "학교측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소식에 학생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도 최근 비슷한 일로 홍역을 치렀다. 연세대는 자유전공학부ㆍ아시아학부ㆍ테크노아트학부를 송도 국제캠퍼스에 신설할 '글로벌융합학부'에 통합하고 2014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키로 했다. 2011년 도입된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학생들이 취업이 잘되는 인기학과로 몰리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학교측의 논리다. 이에 해당 학부 학생과 학부모는 입학 당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본래 학부의 특성과도 어울리지 않는 통ㆍ폐합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학부모 40여명은 지난 1일 정갑영 총장실을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사정은 지방대도 마찬가지다. 부산외대 러시아인도통상학과 학생들은 3일 대학본부 앞에서 학부 통폐합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였다. 학교측이 8년 전 신설한 러시아인도통상학부를 러시아ㆍ중앙아시아학부와 중국인도계열로 분리하는 2014년 편제안을 마련한 것을 두고 해당 학부 학생들이 반발한 것이다. 동아대도 51년 역사를 가진 축구부 폐지 수순을 밟고 있어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동아대 축구부 특기생 학부모 20여명은 총장실 앞에서 밤샘 농성을 하며 대학 측에 축구부 특기생의 모집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부산대도 유사학과를 통폐합하기 위해 대학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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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충분한 연구와 검토 없이 졸속으로 학과와 학부를 만든 뒤 기대에 못 미치면 바로 통폐합하는 대학들의 관행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대학은 학과나 학부 신설 단계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면 해당 구성원의 이해를 바탕으로 절차를 진행해야 마찰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대학별로 구조조정 내용을 담은 학문단위 개편안이 이르면 5월 중에 교육부로 넘어가면 내년도 신입생부터 새로운 학제가 적용된다.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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