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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여성인력을 중용하는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 13명의 여성 부장들이 임원으로 승진해 '별'을 달았다. 삼성은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와 나라의 손해"라는 이건희 회장의 평소 지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0명, 지난해 14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하는 등 중용하고 있다.
총 14명의 여성 임원 승진자 가운데 하혜승 삼성전자 상무가 유일하게 전무로 승진했다. 미국 휴렛패커드(HP) 출신인 하 전무는 정보기술(IT) 상품전략 전문가로 프린터사업 분야에서 주요 고객과의 전략적 제휴와 협업 마케팅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1993년 신경영 선언 직후인 1994년에 대졸 공채를 통해 입사한 여성 인력 3명이 신임 임원으로 나란히 승진해 지난해부터 열린 여성 공채 임원 시대가 본격화됐음을 알렸다. 주인공은 삼성전자의 박정선·박진영 부장과 삼성SDS의 정연정 부장. 경영관리 전문가인 박정선 상무는 재무시스템 구축과 비용 효율화로 무선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점을, 반도체 설비구매 전문가인 박진영 상무는 설비 투자비용 절감과 설비사양 표준화 주도로 반도체 사업 일류화에 기여한 공로를 각각 인정받았다. 정연정 상무는 IT 시스템 전문가로 고객사 핵심시스템과 재해복구시스템을 적기에 구축해 고객 신뢰에 기반을 둔 회사 성장에 이바지했다.
승진 연한(4년)을 채우지 않고 1년 일찍 임원 자리에 오른 발탁 인사는 삼성전자의 류수정·전은환 부장과 안재희 삼성생명 부장, 정원화 제일기획 부장 등 4명이다. 류수정 상무는 시스템 아키텍처 전문가로 저전력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해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스마트폰 사업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전은환 상무는 시장분석을 기반으로 한 최적의 전략 도출로 무선사업 시장 지배력 강화를 이끌었다. 안재희 상무는 금융 IT 전문가로 글로벌 스탠더드 IT 운영모델 도입과 운영효율 제고로 사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했다. 광고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원화 상무는 대형 광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주한 공로가 평가됐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최초 여성 임원이 나왔다. 박형윤 런던지점장이 세계 최초 초대형 에탄운반선 수주를 따낸 공로로 상무로 승진했다. 해외 현지인력 중 최초로 여성 본사임원도 배출됐다. 중국인인 장단단 중국본사 부총경리는 대외협력기획업무를 담당하면서 중국 현지시장 개척과 회사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이 밖에 삼성전자의 한상숙·조혜정·윤수정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고 고희진 제일모직 부장은 빈폴 액세서리 부문의 경쟁력을 높인 공로로 임원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로 삼성의 여성 임원은 총 58명으로 늘었다. 삼성 관계자는 "조직 내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성 인력들을 임원으로 승진시켜 여성 인력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하고자 했다"며 "다수의 여성 임원이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으로 양성되고 있어 머지않아 여성 CEO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