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널뛰는 국제금융시장] 외국인 돈 빠져나가나

국내 채권시장 이달 대거 만기 도래<br>글로벌 추세 따라 자금유출 우려속 원화강세 이어져 일단 재투자 무게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자금유출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한국 채권시장에도 6월 대규모 만기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등을 이유로 일단 만기물량의 재투자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7일 동부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30일부터 5일까지 일주일 동안 글로벌 펀드 선진국 시장에서 채권형 자금 약 11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주간 유출 규모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87억달러 이상이 유출됐고 그중 미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글로벌이머징국가의 채권펀드(-14억7,300만달러)에서도 자금유출 규모가 늘었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1억8,200만달러)에서도 투자가 감소했다. 중국ㆍ러시아ㆍ터기 등은 여전히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신동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개선과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종료 논란으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다"며 "글로벌 금리가 장기상승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에서 채권자금의 이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대규모 만기를 앞둔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특히 지난달 20일 이후 5일까지 국채선물을 10조원 이상(9만4,349계약) 집중매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됐음에도 이 기간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수익률은 각각 0.22%포인트, 0.24%포인트 급등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고채ㆍ통화안정증권(통안채) 등 6월 만기가 도래하는 원화채권의 외국인 잔액은 6조2,809억원에 이른다. 만기물량의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이탈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태여서 매수세 유입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은 유지되고 원화 강세 등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본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증액 가능성, 오는 7월1일 취임하는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공격적 양적완화 기대감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3ㆍ4분기 말까지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함께 원화 강세 기대에 맞춰 외국인의 만기 상환물량은 적극적으로 재투자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양적완화 이후 채권자금 유입이 컸던 나라들을 중심으로 자금이탈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한국은 다른 신흥국들보다 유출 속도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단기금리가 높아 통안채 등 3년 미만 단기물을 중심으로 매수세 유입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