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문ㆍ안 회동'을 계기로 문 후보 측은 단일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반면 안 후보 측은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진행된 '생애 첫 투표자와의 대화' 등을 통해 단일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문 후보는 "단일화가 단지 과정에서 선택된 사람이 후보가 되고 선택되지 않은 사람이 승복하는 데서 멈출 게 아니라 민주당과 안 후보의 지지 국민이 하나의 세력을 이뤄 정당도 쇄신하고 정치도 바꿔가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의 주안점을 '안 후보 세력과의 통합'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회동을 앞두고 각오 등을 묻는 기자에게 "여러 가지 얘기를 해야겠죠"라고만 했을 뿐 극도로 말을 아꼈다. 특히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오늘 두 분의 만남은 시대와 국민의 열망을 담는 상호 신뢰와 원칙의 합의가 중요하다"며 단일화 시기 및 방법 등 구체적 논의에 거리를 뒀다.
이번 회동의 방점을 '세력통합'에 두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문 후보 측과 달리 안 후보 측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이 같은 미묘한 대립은 이날 두 후보의 개별 일정 소화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오전 문 후보는 '정치쇄신안'을 전격 발표해 안 후보와의 정치혁신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전직 장ㆍ차관 등 24명으로 구성된 국정자문단 발족식을 갖고 "(출마 선언 이후 대선까지의) 90일간 대장정의 반환점을 돌았는데 나머지 기간 동안 더 많은 변화와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국정운영능력 면에서 문 후보에게 뒤처지지 않느냐'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정경험이 많은 자문단을 대규모로 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