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 흩어져 있던 NGO들은 인터넷이라는 첨단무기를 거머쥐면서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훌쩍 뛰어넘어 전세계적인 연대를 실현할 수 있었다.이번에 벌어진 반(反)WTO시위에서도 인터넷은 사실상 NGO들의 「투쟁본부」이자 「사이버 시위장」으로 활용됐다. 인터넷이라는 중앙연락망이 비로서 진가를 발휘한 셈이다.
주도단체인 시민세계무역워치(PCGTW)는 지난 1월말부터 수천명의 지지자들에게 『일정을 취소하라. 우리는 11월말 시애틀로 간다』라는 메시지를 띄워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또 전자메일그룹을 통합한 웹사이트(SEATTLE99.ORG)는 시애틀에서 자원봉사자를 규합하고 시위지침을 내리는 한편 숙박지까지 직접 알선해주었다.
반WTO시위의 주도자인 마이크 돌런은 『인터넷이 시위 등 정치·사회적 행동을 전개하는데 가장 혁신적이며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GATT.ORG나 WTO.ORG 등 WTO와 비슷한 웹사이트주소를 내건채 WTO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단체들도 20여개를 웃돌고 있다. 이들은 일단 네티즌들을 끌어들인 후 자유무역체제를 맹렬히 비난, WTO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이크 무어 WTO사무총장이 직접 『사람들에게 혼란을 빚게 만든다』며 자진 폐쇄를 강력히 요청할 정도다.
또 지난 87년 설립된 진보통신연합(APC)는 NGO와 활동가들을 연계해주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네트워크다. APC는 세계 133개국, 5만여명의 활동가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와 사상을 전파시켜 국경없는 사회를 실현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안테나(ANTENNA), 영국의 그린넷(GREENNET), 스웨덴의 노드넷(NORDNET), 남아연방의 상고넷(SANGONET) 등도 대표적인 사이버 NGO로 손꼽히고 있다.
NGO들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이념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각계 전문가들의 견해를 수렴하는 전문화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