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성장주와 가치주 투자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투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문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의 정책 공조를 통해 수습되고 있고 중국 증시가 급락 이후 안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외 악재 반영이 일단락됐다. 내부적으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인한 혼란도 마무리되면서 외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듯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본격화되며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다. 이들 두 가지 악재는 신흥시장에 치명적이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위험자산 기피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실적 측면에서도 조선업의 '어닝쇼크'가 수주 산업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대되는 등 새로운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2·4분기 실적 발표가 대부분 끝났지만 코스피·코스닥지수 모두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전반적인 실적 하향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의 경기회복에 대한 정책 의지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은 5분기 연속 1% 미만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 주요 기업의 2·4분기 순이익 역시 약 22조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불과 0.7% 증가했을 뿐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끈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주춤한 것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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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이 성장성을 확보한 일부 중소형주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대형주와 가치주의 소외 현상이 심해지면서 중소형 성장주에 대한 투자는 과열 조짐까지 나타나는 분위기다. 성장주와 가치주를 놓고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추세적으로는 가치주의 성과가 양호하지만 순환 측면에서는 성장주의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한 결과다. 주식 투자의 기본은 저평가된 주식을 장기 보유해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 성장주가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기억하지만 과거 정보통신(IT) 버블 등 특수한 시점을 제외하면 실적이 수반되는 저평가주가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올해 성과를 보면 성장주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코스피 부진과 달리 중소형주는 괄목할 만한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화장품 관련 기업은 기술과 혁신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의 소비시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상당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다.

과거의 성장 방식이 통용되지 않고 저성장이 고착화된 새로운 환경에서 정형화된 투자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저평가 종목을 제 가격에 파는 가치주 투자전략과 함께 높은 가격에 산 뒤 추가 상승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는 성장주 투자전략의 조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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