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죽을 기업까지 살릴 수는 없다"

2금융권도 中企대출 만기 연장<br>매출 안늘어나면 '언 발에 오줌누기' 그쳐<br>부실 가이드라인·연장제외 경우등 확정<br>일선 창구 혼란 최소화도 시급한 과제


은행 "죽을 기업까지 살릴 수는 없다" 2금융권도 中企대출 만기 연장부실기업 판단 기준없어 일선창구 혼선 불가피中企대출회수 공포 벗어나지만 부실확산 가능성도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정부가 1ㆍ2금융권을 막론하고 중소기업 대출의 전액 만기 연장을 발표했지만 일선 창구에서의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물론 정부 당국자들까지 "죽을 기업까지 대출만기를 연장해줄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선 창구에서는 정부나 은행 관계자들이 밝힌 만기연장 거부기준, 즉 만성적인 적자기업이나 부실이 심한 기업의 판단 여부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은행들, 죽을 기업까지 살릴 수는 없다=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본부장은 "은행들이 정부가 요구하는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부실기업에 대한 만기연장은 은행의 손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연장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병래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도 "무조건 만기가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휴ㆍ폐업이나 만성적인 적자기업까지 만기를 연장해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정부와 대외채무 지급보증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에 적극 나서 연장률이 이미 88%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즉 지금도 웬만한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만기연장을 해주는 만큼 이번 조치가 큰 변화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정부가 생각하는 '전액 만기연장'의 의미와 은행들이 느끼는 감의 차이가 큰 셈이다. 이 같은 차이는 88%에 포함되지 않는 12%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의 여부에서도 판단이 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은행들은 만기연장이 되지 않는 12%에는 휴ㆍ폐업기업들과 만성적인 적자기업, 부실이 심한 기업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기업들은 산업계라는 생태계에서 경쟁력 부족으로 자연도태되는 부분들인 만큼 정부가 아무리 '중기 대출 전액 만기연장'을 강조해도 은행으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만기연장이 되지 않는 기업의 자세한 기준'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창구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과 기업의 입장에 따라 부실 여부 판단에 차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금명간 자세한 기준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은행 부실 심화 가능성=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 만기를 연장해준다고 은행의 부실이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중소기업 부실에 대한 충당금은 이미 쌓았다"며 "잠재부실이 늘어나거나 연기되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만기연장률이 88%인 만큼 '만성 적자기업' 등을 제외하면 추가로 연장을 받게 되는 부분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해소된다 해도 실물경기가 살아나 매출이 증대되지 않는 한 만기연장은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의 대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많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의 만기연장은 중소기업에 인공호흡기를 대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회생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영양공급)은 소비진작(수요확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출을 회수하지 않는다고 해도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 살아가기가 불가능하다"며 "자금지원과 소비진작의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야 효과적인 중기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조치로 '한계기업'의 범위가 확대돼 부실이 심한 기업들에까지 만기연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은행 부실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중소기업, 대출회수 공포는 벗어난다=부실기업들을 제외한 일반기업들의 경우 이번 정부의 조치로 대출회수의 두려움에서는 일단 벗어나게 됐다. 은행들에는 오는 6월까지로 돼 있던 중소기업 지원을 올해 말까지로 6개월간 연장하게 되는 셈이다. 18개 국내 시중은행은 지난해 11월14일 정부와 대외채무 지급보증 관련 MOU를 맺을 때 올 6월 말까지 ▦만기연장률을 최근 3년 평균 이상 유지하고 ▦중기대출 비중을 시중은행은 45%, 지방은행 60% 이상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만기연장률은 평균 88%로 부도나 폐업 등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만기를 연장받고 있다. 이 과장은 "이번 조치는 지난해 11월 은행과 맺었던 중소기업 지원 MOU를 올해 말까지 연장한 효과가 있다"며 "6월 시한이 끝나는 MOU를 연장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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