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입원 이후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25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장 계열사의 주가가 탄력을 받는다고 봤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17개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20일 종가 기준)은 333조3,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 회장이 심장 수술로 입원하기 전날인 지난 9일의 308조4,167억원보다 무려 24조9,773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삼성물산(000830)·삼성생명(032830) 등 주력 계열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9일 133만5,000원에서 이날 145만1,000원으로 8.6%나 올랐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19조9,191억원 불어났다. 삼성물산은 같은 기간 주가가 7%가량 상승해 시가총액이 8,013억원 늘어났으며 삼성생명 주가 역시 13% 올라 시가총액이 2조4,000억원 증가했다.
17개 상장 계열사 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크레듀였다. 이 회장 입원 후 크레듀의 주가는 29%나 올랐다. 삼성증권 주가가 12% 올라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회장 입원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결정한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다소 막연한 이슈가 부각되며 삼성 그룹주가 전반적으로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기업 투명성 제고와 주주 친화 정책 시행 가능성에 삼성그룹 우선주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이날 삼성그룹의 우선주는 호텔신라 우선주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다. 삼성물산 우선주는 전 거래일보다 11% 급등했고 삼성SDI(006400) 우선주도 9.67%나 오르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삼성전기(009150) 우선주는 2.16%, 삼성전자 우선주는 0.3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