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마케팅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입하는 상금보상보험(컨틴전시보험)의 보험료가 지난 2002년 한ㆍ일 월드컵때와 비교해 무려 70% 안팎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월드컵 마케팅을 준비중인 기업들 중 다수가 아예 보험 가입 없이 마케팅에 따른 손실을 자체 비용으로 처리하거나 일부 중소기업들의 경우 마케팅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마케팅을 위해 기업들이 가입하는 상금보상보험의 보험료가 우리나라 대표팀의 8강 진출을 기준으로 2002년 한ㆍ일 월드컵때 보다 70% 가량 올랐다.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신현식 특종보험부장은 “2002년 월드컵 때는 한국 대표팀의 8강 진출을 보험금 지급 사유로 한 상금보상보험의 보험료가 보험금의 20% 수준이었던 반면 지금은 30%가 넘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A 기업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8강에 진출하면 고객들에게 100억원 상당의 경품이나 현금을 제공한다’는 마케팅을 펼친다고 했을 때 이 비용 100억원을 보험금으로 부담하기 위해 사전에 가입하는 보험상품이 바로 상금보상보험이다. 그런데 2002년 한ㆍ일 월드컵때 보험금 100억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할 때 20억원 보험료를 냈다면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는 30억~33억원 가량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상금보상보험은 해외의 대형 재보험사들이 먼저 보험료 수준을 제시해야 상품이 만들어 지는데 이들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16강 이상 진출은 무난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상금보상보험료가 엄청나게 오른 것이다.
재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월드컵때 4강 까지 오른데다 해외 재보험자들의 한국 축국에 대한 평가 기준이 박지성이나 이영표 같은 해외파 선수들이기 때문에 크게 인상된 보험료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험료 인상은 물론 상품 내용도 달라져 2002년에는 ‘16강 또는 8강 진출’을 보험금 지급 조건으로 상품이 만들어진 반면 올해는 ‘8강 또는 4강 진출’로만 상품개발 협상이 가능하다. ‘16강 진출’을 조건으로 한 계약의 재보험을 받아 줄 해외재보험사가 없기 때문이다.
4년 전에 비해 상황이 이렇게 달라지자 월드컵 마케팅을 시작한 기업들은 보험가입을 포기하거나 마케팅 자체를 접는 곳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1승을 올릴 때마다 추가금리를 제공하는 ‘챔프 2006 정기 예금’을 시판한 농협의 진홍대 차장은 “16강 진출까지는 아예 보험사에서 상품을 만들 수 없다고 해 보험 가입이 어려웠고 8강 이상부터는 보험료가 너무 비싸 자체 마케팅 예산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상품 개발을 의뢰한 30여개 기업중 계약 체결이 확정된 회사는 3곳에 불과하며 일부 중소기업들은 보험료 부담 때문에 아예 월드컵 마케팅을 포기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