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연특집] 정정만 특별기고.. 담배와 부부심리

『어휴, 담배냄새…. 저리 가요!』연초부터 새 프로젝트에 참여한 까닭으로 불철주야 회사 일에만 매달리다가 모처럼 일찍 퇴근한 김과장. 오랜만의 겸상을 물리고 나서 담배 한 대를 피워 물고 있노라니 설거지하는 아내의 목덜미가 오늘따가 유난히 예뻐 보인다. 본의 아닌 두 달동안의 금용생활로 불통해 있는 아내를 달래고자 슬며시 끌어안지만 아내는 고개를 돌린다. 남편의 피곤을 아는 아내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 내심 남편의 유혹을 기대하고 있던 참이었으나 막상 훅 끼치는 냄새에 기분만 상하고 만다. 『자기 뭐야, 담배가 더 좋아? 인제 볼일 다 봤다. 이거지. 흥-』 눈앞에 없으니 더 보고 싶다고, 길지도 않은 출장을 마치고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 들어온 이대리. 짐을 풀기도 전에 샤워부터 하고 나오니 아내 역시 긴 머리칼을 묶어「시합준비」가 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몇 년동안 못 본 사람들 처럼 격렬히 회포를 풀고 나자 담배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 그는 주섬주섬 담배를 챙겨들고 일어선다. 나란히 누워 있기를 바란 아내는 베고 있던 팔뚝이 사라지자 홱 돌아누우며 새된 목소리로 불만을 토한다. 씩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아내의 허리를 쓰다듬어 보지만 이미 아내의 몸은 언제 그랬는냐는 듯 벌써 식어 있다. 담배가 남성의 성기능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는 이미 두달에 걸쳐 언급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담배가 섹스에 미치는 피해를 하나 더 짚자면 형이상학적인 면에서 찾을 수 있다. 즉 담배는 부부사이의 정신·심리적인 교류를 방해하는 악질적인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동물과 인간을 구분짓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발정기 유무이다. 무릇 동물을 본능과 자연의 섭리에 따라 「때」가 되어야만 교미를 할 수 있지만 세상에서 유일하게 인간만이 발정기라는 시기적 제한을 깨뜨리고 풀타임(FULL TIME) 대기상태에 있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섹스는 동물과 달리 육체적 조건외에 심리적 조건이 또한 충족되어야 한다. 유념해 둘 사항은 남성이 여성보다 육체적 자극에 민감하지만 여성은 남성보다 심리적인 자극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우스갯소리로 회자되는 이야기들 가운데「여성이 더 진화된 종이라는 증거」시리즈가 있다. 섹스를 예비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심리적인 조건을 더 필요로 한다는 일반론도 이 농담에 곧잘 포함된다. 다시말해 육체적인 조건만으로 섹스가 가능한 남성은 여성보다 더 동물적(?) 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은 상당히 과대 포장되고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가십니다. 어쨌거나 여성에게 있어 담배연기나 냄새, 나아가 담배를 피우는 남성의 모습은 섹스를 향한 감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어디 그 뿐이랴. 따뜻한 남편의 품을 기다리고 있던 아내라도 담배냄새 풍기며 다가오는 남편의 무신경함에는 질색이다. 자연 그 화는 남편에서 돌아오고 운우지락을 기대하며 한껏 고도된 남편의 흥분은 여지없이 조각나고 만다. 이렇듯 담배는 심리적인 면에서 조차 섹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금연은 아내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02)540-3921 【준남성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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