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용산 재개발 세입자 농성 강제진압 과정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용역업체 직원들에 대해 전방위 수사에 나선다.
검찰은 용역직원들이 경찰 대신 물포를 쐈다는 의혹과 참사 전날인 지난 1월19일 건물 옥상에 있던 농성자들을 쫓아내기 위해 건물 내에서 옥상 쪽으로 계속해서 불을 지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는 등 경찰진압 과정에서의 용역직원 동원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에 나섰다.
‘용산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정병두 본부장)는 6일 “(용역직원 물포 사용 의혹과 관련) 경찰과 용역회사가 미리 말 맞추기를 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물포를 쏜 용역회사 정 모 과장이 경찰의 자체 감찰팀에서 진술한 내용과 4일 검찰소환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이 일관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경찰 감찰팀에서 정씨의 조사자료를 확보해 비교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이 같은 뒷북수사는 시민단체 등이 제기해온 ‘검찰의 편파수사’ 주장을 스스로 자인하는 모양새로 비쳐져 논란이 일고 있다.
용산 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역업체 직원이 진압작전에 투입됐다는 증언이 오래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공중파 방송에서 ‘직원동원 동영상’이 공개된 후에야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부실수사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수사결과와 배치되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실체적 진실규명에 한치 의혹이 없음을 강조했다. 검찰은 용역업체 직원이 경찰로 오인하게 하는 사제 방패를 들고 진압작전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 “방패를 사용한 것은 철거민들”이라고 반박했다.
3일 MBC ‘PD수첩’은 ‘POLICIA(경찰을 뜻하는 스페인어)’라고 적힌 방패를 들고 경찰특공대를 따라가는 이들을 촬영한 화면을 방송하며 용역업체 직원이 진압작전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검찰은 철거업체인 H사가 경기 고양의 한 용역업체로부터 사제방패 12개를 빌려 사용했고 그중 2개를 노점상인들로 구성된 별도 철거대책위가 빌려 화장실 등에 갈 때 썼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용역업체나 철거민이 경찰로 오인하게 하는 사제방패를 사용한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PD수첩’의 화면은 진압작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20일 오전6시께 촬영된 것으로 노점상 철거민 3명이 농성자들이 건물에서 던지는 화염병과 벽돌 등을 막기 위해 사제방패를 들고 이동했던 장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건물 옥상에서 같은 사제방패를 들고 있던 사람들은 H건설 소속 직원들이 맞다고 검찰은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