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U가입 계기로 서유럽공략 교두보 부상<br>국내 가전·자동차업계, 대규모 공장 건설 잇따라
| 내년 12월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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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 글로벌 경쟁력] 동유럽은 '코리안 생산벨트'
지난해 EU가입 계기로 서유럽공략 교두보 부상국내 가전·자동차업계, 대규모 공장 건설 잇따라
내년 12월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건설현장.
‘동유럽 코리안 생산벨트가 뜬다.’
유럽시장 전역이 정보기술(IT)과 가전, 자동차 등 첨단 제품의 주요 수요처로 급부상하면서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 동유럽 지역에 국내 기업들의 생산기지 구축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관세를 피할 수 있다는 최적의 입지조건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동유럽은 지난해 5월 유럽연합(EU)에 신규로 가입하면서 유럽경제권 편입을 위해 해외자본 유치 등 경제발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게다가 전세계 가전 시장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서유럽 시장에 인접해 있어 유럽공략의 교두보로 삼기에 적당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동유럽-생산, 서유럽-판매’의 구조를 정착시켜 나가려는 전략에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최근 총 1억 달러를 투자해 폴란드에 양문형 냉장고와 드럼세탁기, 에어컨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폴란드에 공장을 세우게 되면 TV와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헝가리 공장과 슬로바키아 갈란타 공장에 이어 동유럽에 세번째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동유럽 가전공장이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경우 유럽지역 프리미엄 가전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지난 9월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 오는 2011년까지 총 1억3,000만달러를 투입, 연간 냉장고 50만대ㆍLCD TV 350만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업체가 디지털TV나 모니터 외에 백색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동유럽 지역에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계열사인 LG필립스LCD도 같은 지역에 LCD 모듈생산 공장을 건립, 업계 최초로 유럽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LG측은 서로 인접한 양사의 공장이 완공될 경우 완제품과 모듈의 효율적인 공급체계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동유럽 진출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약 1조2,000억원을 들여 체코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08년 하반기에 준공되는 이 공장에서는 유럽 고객들의 취향에 맞춘 유럽전용 모델이 주로 생산될 예정이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4월, 슬로바키아 서북부 지역의 질리나시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설립에 들어가 현재 생산설비 설치 및 시험가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는 내년 12월 완공되는 이 공장에서 유럽공략을 위해 새로 개발한 1,400~2,000cc급 준중형 세단ED(프로젝트명)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KOTRA 관계자는 “동유럽은 관세 및 환리스크의 최소화와 함께 물류비와 인건비 등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다 해당 국가들이 외국기업의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 동유럽 지역에 공장 등 해외법인을 설립한 국내기업만 총 160여 곳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성진차장(팀장)·이진우·김홍길·민병권·김상용기자 고진갑(베이징)·서정명(뉴욕)특파원, hnsj@sed.co.kr
입력시간 : 2005/12/06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