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좋은 화장품'은 안전한 화장품

■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이은주 지음, 거름 펴냄


여자친구의 전화로 잠에서 깬 남자가 화장대 앞에서 애정어린(?) 잔소리를 듣고 있다. "토너, 스킨, 아이크림, 에센스, 로션, 수분크림. 순서대로 알지?" 까무러치는 남자는 즐비한 화장품들을 싹 쓸어버리고 '한 병'으로 모든 복잡한 단계를 해결해주는 화장품을 선택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는, 광고의 한 장면이다. 이게 비단 남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순서를 따져가며 기초 4종 세트를 다 발라야 한다는 상식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잘못된 인식이다.

5년 전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로 논란과 충격을 줬던 저자가 이후 바뀐 것들과 화장품의 상식이 된 여러 사실들, 그럼에도 여전히 화려한 마케팅에 눈감아 버린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앞의 광고 속 남녀 같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조언은 통쾌할 정도로 분명하다.


"아직도 스킨케어 화장품을 어떤 순서로 발라야 하는지 질문하는 이들이 있다면 아주 명쾌하게 답해 주겠다. 첫째,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화장품 중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제품만 선별한다. 꼭 필요한 제품이 4가지 이상이면, 간단히 2개의 제품만 선별한다. 둘째, 선별한 화장품을 손등에 떨어뜨려본다. 셋째, 이 중 묽은 것부터 순서대로 사용한다."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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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에서 저자가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화장품 안전성'이다. 예뻐지기 위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화장품과 관리 제품 중에는 내분비계 장애물질, 발암물질, 알레르기 유발 의심성분 등 갖가지 위험성분이 들어 있다. 2012년 건강보험 진료환자 수 기준으로 볼 때 여성 불임환자가 남성 불임환자의 4배, 1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해 여성 불임률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저자는 '나쁜 화장품'이 일으킨 내분비계 기능 방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10대부터 화장을 시작하는 최근 변화상은 더욱 위험하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저가 화장품, 특히 색조 화장품에는 안전성이 규명되지 않은 논란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저자는 신체 발달이 진행 중인 청소년에게 어른 기준으로 만든 허용치는 치명적이며, 화장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려질수록 위험성분에 장기 노출돼 그로 인한 악영향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어른이든 아이든 그렇다고 화장품을 안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저자는 화장품 안전성이 낮은 나쁜 화장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극단적으로 말하기도 하고 "아니면 직접 만들어 쓰라"고도 조언한다. 동시에 좋은 화장품을 찾아내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1만6,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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