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이버대학의 미래/강상현 연세대 교수(기고)

최근 국내에서도 가상대학(cyber university) 바람이 크게 일고 있다.지난 3월중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상대학강좌를 개설한 PC통신 유니텔은 현재 봄학기와 여름학기를 마친 상태다. 일부 다른 민간통신사업자와 언론사도 공동으로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입법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학위취득이 가능한 가상대학이 우리나라에서도 정식으로 제도화된다고 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등장하게 될 가상대학이란 컴퓨터통신 등 사이버 공간을 통해 입학, 등록, 수강신청, 강의와 토론을 곁들인 수업, 보고서 제출과 시험 등 일련의 학사업무가 처리되는 대학을 말한다. 물론 출·결석 체크나 학점 이수에 따른 학위 취득도 사이버 공간을 통해 이뤄진다. 가상대학에 등록한 학생들은 기본 교과과정의 이수 외에 각종 정보나 학습자료의 검색과 학생대표의 선출 및 각종 동아리활동 등도 통신망을 통해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지금 대학에서 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일들이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기존의 방송통신대학과 마찬가지로 가상대학 역시 사람들에게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넓혀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가상대학이 지닌 보다 독특한 장점은 교수와 학생은 물론 학생 상호간의 쌍방향적인 교육과 학습이 가능하고 학생들은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통신망은 물론 하이퍼텍스트 기능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나 학습자료를 거의 무한정으로 검색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다시말해 강의와 학습이 매우 수평적이고 상호작용적이며 수강생의 필요에 따른 주문형 심층학습도 얼마든지 가능한게 가상대학의 장점이다. 디지털화 추세에 따른 멀티미디어기술의 응용을 통해 이미 가상대학 교육은 오디오 비디오형 영상교육을 실현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정보처리 및 전송기술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는 1대1의 쌍방향 학습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등 미국의 일부대학에서는 세계최고 석학들의 명강의만을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함으로써 누구든지 최고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세계최고의 개방형가상대학을 설립하겠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컴퓨터통신망을 이용하는 가상대학이 강의용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공급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수준과 종류의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필자도 국내에서 개설된 가상대학의 한 강좌에 강사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바 있다. 이를통해 폭주하는 수강신청에서 가상대학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도를 읽을 수 있었다. 일단은 새로운 교육경험에 대한 호기심과 신기로움을 반영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하겠지만 많은 이들이 앞서 언급한 가상대학의 여러 장점에 대해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통신망에의 접속이 쉽지 않고 강의의 전달형식과 관련해 멀티미디어의 다양한 장점을 최대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교수와 학생 혹은 학생들 상호간의 직접적인 만남을 호소하는 경우들도 많았다. 수강생의 경우에도 이미 개설되어 있는 토론이나 질의응답 코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강의내용 검색에만 지나치게 치중하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쉬웠다. 기술적인 문제는 가상대학 실험이 지속되면서 계속 보완되고 있다. 사람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직접적인 만남의 부재 혹은 부족은 컴퓨터를 매개로 하는 가상공간 자체의 근본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상대학의 그러한 특성이 격의없는 토론과 참여자간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앞으로 가상대학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른 기술적 결함의 보완, 강의용 데이터베이스구축과 질적 개선, 정식교육과정으로서의 제도화, 사회적 관심과 실질적인 참여의 증대 등을 통해 급속히 확대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대학의 이러한 발전은 현재의 학교중심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갈 「교육혁명」으로까지 일컬어지고 있다. 그러한 가능성과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약력 ▲57년 경남 진주출생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동대학원 신문방송학과박사 ▲한국사회언론연구회 상임위원 ▲한국언론학회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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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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