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간의 집중적인 연구·개발(R&D)을 토대로 신규 분자진단 서비스 및 제품의 라인업을 확보했습니다. 이제는 상장을 발판 삼아 신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진승현(48·사진) 랩지노믹스 대표이사는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신규 성장 동력인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의 산전 비침습 기형아 검사(NIPT)·STD디텍트칩·종합효소연쇄반응(PCR) 기기 등 분자진단 서비스 및 제품의 판매를 본격화할 것”이라며 “상장을 토대로 대외 인지도를 높여 잠재 고객사 발굴에 나서는 한편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설립된 랩지노믹스는 진단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 체외진단 및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0여개의 산부인과 전문병원, 3,000여개의 병원 등 전국적인 의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DNA와 RNA 등 유전자를 활용한 분자진단 기술개발에 집중해 왔다. 분자진단 분야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토대로 지난 2005년부터 매출액 기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해왔다. 랩지노믹스는 지난해 매출액 170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NGS-NIPT 서비스는 향후 랩지노믹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진 대표는 “현재 태아의 기형아 진단 여부에 활용되고 있는 양수검사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실명 등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가 있다”며 “NGS-NIPT는 산모의 양수를 추출하지 않고 혈액을 통해 태아의 DNA를 분석하는 검사 기술인만큼 기존 검사법에 비해 훨씬 안전하며 태아의 염색체 이상 검출 정확도가 99%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 1월말 임상 완료를 목표로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병원·산부인과 등 두 기관과 임상을 진행 중이며, 3개월 정도의 마케팅 기간을 거쳐 내년 6~7월이면 매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현재 NIPT 임상을 진행 중인 경쟁업체가 없을뿐더러 비용·검사 소요시간·안전성 등에서 기존 기술 대비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상용화 이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STD디텍트칩 역시 내년 출시와 더불어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STD디텍트칩은 성(性) 감염 질환의 주요 병원균 13종을 진단하는 DNA칩이다. 랩지노믹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진 대표는 “태아의 기형아 형성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성병 균인 만큼 성병(STD) 진단 시장은 안정적인 규모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병원균 진단 범위가 6종에 불과한 PCR 방식과 달리 STD디텍트칩은 13종의 병원균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현재 200억원 규모의 STD시장을 50% 이상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진 대표는 PCR기기를 무기로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할 방침이다. PCR기기는 댕기열·말라리아·결핵·장티푸스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진 대표는 “최근 인도네시아 재계 20위권 이내인 현지 대형 제약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일단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 주변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미 국내 인·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지 인·허가 작업이 내년 6월 쯤 끝날 것으로 예상돼 내년 7월부터는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재 외국 기업의 PCR기기 한 대당 가격이 700~800만원 선인데 우리 제품은 100만원대에 불과하다”며 “지극히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외산 제품과 성능은 동일한 만큼 현지 보건소·연구소 등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Joint Venture·JV)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진 대표는 “브랜드 가치와 자본력은 SK텔레콤이, 기술력은 랩지노믹스, 사업은 중국 기업이 맡는 식의 합작 법인을 내년 초에 설립할 것”이라며 “중국 진단 시장이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전망이 밝다”고 낙관했다. 최근 랩지노믹스는 중국 현지 업체와 2억원 규모의 DNA칩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매출액의 3%를 로열티로 지급받는 조건인 만큼 매년 15억원 정도 로열티 수익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진 대표는 내년에 랩지노믹스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내년에는 해외 수출 실적을 반영하지 않고도 매출액 기준 40%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해외 사업 부문의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수출 실적을 반영한 내년도 매출액은 도저히 추정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