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 노선 확대의 방향을 '부산 제2 모기지화'와 '장거리 국제선 취항'으로 잡았다. 진에어는 올해 2월 부산-제주 노선을 취항한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 연말 사이에 부산발 후쿠오카·방콕·홍콩·마닐라 노선 등 8개 국제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부산-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부산에서 출발하는 일본, 동남아 노선 등 장기적으로 부산에서 국내선을 포함한 국제선까지 노선을 대폭 확대, 부산발 대규모 노선을 취항해 부산을 제2의 모기지화한다는 복안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부산에서 다양한 노선을 취항하는 방안을 장기간 검토해왔고 부산-제주 노선은 그 시작"이라며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장거리 중대형 항공기인 B777-200ER 1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동일 기종 2대를 추가 도입해 장거리 노선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진에어의 공격적인 전략에 에어부산은 안마당격인 김해공항을 사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에어부산도 4월1일 부산-장자제, 4월9일 부산-다낭, 7월22일 부산-괌 정기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에어부산은 또 부산-태원·무한·후허하터·쿤밍·계림 등 부정기 노선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LCC들의 잇따른 취항으로 전체적인 시장이 커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LCC간 경쟁으로 항공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대항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와 부산에 본사를 둔 아시아나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부산 김해공항에서 자존심을 건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에어부산과 진에어는 현재 부산-제주 노선만 겹치지만 앞으로는 오사카, 후쿠오카, 홍콩 노선이 겹치돼 고객 쟁탈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김해공항에서는 에어부산이 LCC 가운데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주요 주주로 부산 기업들이 참여한데다가 지역 인재 채용, 법인세 지역 납부, 사회공헌 활동 등 지역 기업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에어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에어부산의 기존 영향력이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애경그룹 계열의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도 김해하늘을 잡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제주항공은 지난 1월 부산∼괌 노선에 신규 취항한데 이어 내달 3일에는 부산-오사카, 4월8일에는 부산-타이베이 노선을 잇따라 신규 취항한다.
부산지역의 한 항공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노선이 겹치면서 LCC간 과다 경쟁으로 요금 출혈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안전이나 서비스가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LCC간 경쟁으로 항공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지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