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정제 과정 없이 현미경 관찰 만으로 신약 후보 물질을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에 힘입어 앞으로 신약 선별 실험 비용도 1회당 30~60만원에서 3,000원대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성호(사진)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교수 연구팀은 22일 특정 단백질에만 결합하는 물질인 리간드와 세포막 단백질의 결합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세포막 단백질이 리간드와 결합할 때 움직임이 느려진다는 것을 알아내 지난 1975년 단백질이 리간드와 결합하더라도 그 움직임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정립된 샤프만-델브룩 모델을 40년 만에 정면으로 뒤집었다.
현재 개발되는 신약의 50% 이상이 리간드와 세포막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이용하는 만큼 연구팀의 성과는 신약 개발 시 후보 물질을 선별할 때 드는 비용과 노력을 수천 배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신약 개발 시 세포막 단백질과 리간드의 결합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복잡한 정제 과정은 물론 방사능 물질 혹은 값비싼 금을 사용해야 했다.
류 교수는“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원리는 생물리학적으로 막 단백질 유동 이론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증거”라며 “이번 기술로 1차 신약 선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정도로 생화학적 응용성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 온라인 판에 5월 4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