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기계산업 한류 일으키자


유럽 재정ㆍ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ㆍ프랑스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신흥국에서도 무역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자동차ㆍ철강ㆍ화학ㆍ전자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해서는 하반기 덤핑 조사와 판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우리 기업을 상대로 한 반덤핑ㆍ상계관세ㆍ세이프가드 등 외국의 수입규제 조치는 122건이나 되고, 올 연말 교역 마찰건수는 사상 처음으로 130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이 절대적 우위를 가지고 해당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 기업들의 상황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우리 기업들 보호무역주의로 고전


이럴 때 일수록 수입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산업 중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기계산업의 위치를 인식하고 기계산업의 발전이 국민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인식하여야 할 때다.

기계산업은 한 나라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동차ㆍ조선ㆍ철강ㆍ반도체ㆍ전자ㆍ신재생에너지 등의 생산설비와 엔진 등 부품을 공급하고 제품의 품질을 결정짓는 주력 기간산업이다. 제조업에서 심장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기계류ㆍ부품 등 자본재산업은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매우 크고 기술ㆍ자본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체 산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독일과 같은 선진 산업강국이 되기 위한 필수산업이기도 하다.

기계산업은 표면적으로는 분명히 무역흑자 산업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핵심 기계장비와 요소부품의 국산화가 미흡하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공작기계의 두뇌에 해당하는 CNC 컨트롤러, 고성능 밸브류, 첨단기능성 베어링, 고성능 유압펌프 및 전동기, 압축기 등 많은 핵심 요소부품을 독일ㆍ일본 등 해외 선진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수출강국이지만 그 생산장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 기계류ㆍ부품ㆍ소재산업은 독일ㆍ일본 선진국과 비교하면 기술격차가 적지 않고 기본설계, 핵심부품ㆍ소재ㆍ소프트웨어 등 첨단 분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 정부에서는 신성장동력 장비산업육성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추진 과정에 있어 무엇보다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지적재산권 중심의 글로벌 핵심기술 획득전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특허전쟁을 치르고 있는 일부 대기업은 차치하더라도 앞으로는 중소ㆍ중견기업이 문제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업종별 단체의 맞춤형 도우미 역할이 필요하다. 핵심 원천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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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간 국내 시장에 치중해오던 중소ㆍ중견기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걸음마시켜 나가기 위한 마케팅 강화와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시장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ㆍ아세안ㆍ인도ㆍ중남미ㆍ중동ㆍ러시아ㆍ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한ㆍ유럽연합(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적극 활용하면서 지역별ㆍ품목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의 브랜드 강화 전략과 글로벌 톱 전시회 육성, 국가 프리미엄 강화 전략도 필요하다.

선진국형 수출산업으로 육성해야

이처럼 국가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산업인 기계산업의 국내외 수요창출과 기술 향상을 위해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인 '하노버 메세'와 같은 대형 자본재 무역박람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오는 11일부터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자동화정밀기기전은 산업의 융복합화를 통해 자본재산업의 기술혁신과 신시장 창출, 공생발전을 도모하고 선진국형 수출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미와 최신 산업 트렌드를 공유하고 기계류ㆍ부품 등 자본재 분야의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기계산업도 한류 바람을 일으키며 더 높게 비상(飛上)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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