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ㆍ4분기 원화값 상승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상장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2ㆍ4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을 보면,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증가율(전년대비)은 13.1%로 지난해의 19%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는 2009년 4ㆍ4분기 7.5% 이후 최저치다. 특히 내수기업보다 수출기업의 성장성 둔화가 두드러졌다. 내수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2ㆍ4분기 14.8%에서 12%로 2.4%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지만, 수출기업은 23.3%에서 14.2%로 9%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한은 기업통계팀 손원 과장은 “2분기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기업의 영업환경이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됐다”며“지난해 2분기 예상외의 경기호황으로 높은 매출 증가세를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총자산도 전분기 말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쳐 2009년 2분기(-0.6%) 이후 가장 적게 늘었다. 기업들이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단기성 현금자산으로 부채를 상환했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분기 5.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보다 하락했다. 이자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도 432%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0.5%, 전분기의 502.2%보다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30.2%로 전년의 26.1%보다 상승했으며, 500%를 웃도는 기업의 비중은 44.1%로 지난해(48.1%)보다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이하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조차 낼 수 없다는 뜻이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 보 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도 올해 상반기 44.9%를 기록, 지난해의 50.4%보다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상장기업 1,491개를 대상으로 실시됐다./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