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링크등 통합운영 고려 없이 사업주체 난립
중소ㆍ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공성격의 포털사이트 구축사업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낭비 우려를 낳고 있다.
26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디지털산업단지, 이노넷, 산업정보망 등의 명칭으로 범정부적인 정보제공 포털의 구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 행정정보 제공이나 지역정보망이라는 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상호연계가 없는 상황이라 중복투자라는 지적이다.
최근 산자부는 전국의 국가공단을 인터넷으로 묶는 '디지털사업단지(www.kordic.net)' 사업을 시작, 1차로 반월ㆍ시화단지에 대한 구축작업을 마쳤다.
이결과를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서울디지털(옛 구로공단), 인천 남동공단, 구미 등 5개단지에 대해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단지 디지털화사업은 기업을 입주시킨 뒤 생산ㆍ경영정보, 전자상거래, 온라인 행정서비스, 커뮤니티 구성 등을 제공하는 포털사이트 구축사업이다.
반월ㆍ안산공단 디지털화사업은 지난 5월까지 국고 10억원을 포함한 총 16억9,000만원의 사업비가 들어갔으며 2003년까지는 총 21개 산업단지를 '디지털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사업은 역시 산자부가 주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추진중인 '종합기업서비스정보망(이노넷, www.innonet.net)'의 지역정보화사업과 겹친다는 지적이다.
이노넷 사업은 98년부터 2002년까지 100억원을 투입, 기업활동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며 170여개 정부ㆍ공공기관과 연계, 현장 민원해소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5월 3차사업까지 총 62억원의 예산이 집행됐으며 올해는 10억원이 배정돼 있다.
특히 3단계사업에서는 '범국가적'인 기업지원허브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지역정보화사업과 통합했다.
즉 16개 지자체의 기업체, 상품정보, 전문인력정보, 산업기술정보 는 물론 대학연구소 등의 정보를 이노넷의 기업지원 DB와 연결, 통합운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산업단지와는 링크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산업단지 사업을 담당하는 전자상거래진흥과의 관계자는 "국내 모든 지역정보를 하나의 사이트에 담는 것은 무리"라며 "지역에 특화된 기업정보를 제공과 컨설팅이 목적으로, 아직 이노넷측과 협의는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지난 97년부터 한전KDN를 시행기관으로 하는 '산업정보망(www.iin.co.kr)' 구축사업도 비슷한 성격의 산업정보 제공 포털사이트다.
이사이트는 산업정보를 DB주제별로 70개 항목으로 묶어 기업체에 제공하고 있으며 2003년까지 150개 주제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사업에는 올해 25억원의 예산을 비롯, 203억원의 정부 및 민간출연자금이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정보망은 주로 DB 구축에 주력,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낮다"며 "하지만 지난 IMF시기 공공근로사업등으로 100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됐기 때문에 쉽게 그만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제단체들도 나서고 있다. 전경련은 산업자원부와 공동으로 3만개의 중소기업에 대해 2003년까지 e카탈로그 무료로 구축해주기고 했으며, 그보다 앞서 대상상공회의소도 산하의 한국유통정보센터를 통해 10만개의 기업 상품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서비스하며 전경련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e카탈로그 및 홈페이지 구축사업은 중소기업청이 이미 96년부터 추진중으로 현재 상품주제별로 7만 여개의 카탈로그와 1만4,000개 기업체가 등록돼 있다.
한편, 이미 진행된 사업에 대해서도 자료갱신 및 운영을 위한 자원확보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본인프라 구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막대한 초기예산이 지출된다고 해도 지속여부는 운영주체에 맡겨진 것.
이노넷이나 산업정보망의 경우 각각 2002년 6월, 2005년이면 정부예산지원이 중단될 예정이다. 사이트를 유료화, 수익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서비스가 끊김은 물론 사용예산마저 낭비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시행기관의 한 관계자는 "사업종료후에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수익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기업에 대한 효과적인 정보제공이 가능하도록 추진중인 사업간에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