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4일 자동차산업이 글로벌 경쟁 격화, 신흥국 침체, 저환율 등 3대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우회로는 없으니 정면 대응하라"고 강력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을 서울 양재동 사옥에 소집, 2014년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경쟁 격화 등 3대 위협 요소에 따라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위협을 비켜갈 우회로는 없고 오직 실력을 키워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품질, 서비스, 마케팅, 브랜드, 협력업체와의 소통 등을 모든 부문에 걸쳐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생산 규모에 걸맞은 품질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면서 "제품 개발·설계 단계부터 품질 점검에 주력하고 품질 교육을 확대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현지 소비자에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 중심의 서비스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라"며 "이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시장 재편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와 함께 "협력업체와의 소통과 협력도 확대해 부품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지역별 판매 네트워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엔저를 업은 일본차의 공세와 브릭스(BRICs) 중 중국을 제외한 다른 시장은 기대만큼 경기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판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경우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 구매제한 정책이 확산되고 있어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내수시장 역시 소비심리 위축과 수입차의 공세,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가능성 등으로 성장 가능성을 낙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 같은 경영환경에 대한 정 회장의 처방은 이번에도 '품질'이다. 정 회장은 특히 "제품 설계 단계부터 품질을 챙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자동차 설계부터 생산, 생산 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의 임직원 품질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미 품질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오기는 했지만 워낙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리콜 등이 이슈화되다 보니 더더욱 품질에 공을 들이라는 주문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올해 전세계의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8,4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국내외에서 404만3,415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연말까지 800만대의 판매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