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은 20일 “(본인을) 비리 경영인으로 몰아가는 것은 현 회장의 본뜻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현회장을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이어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김 부회장은 이날 인천 국제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대북사업이 나 때문에 방해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대북 경협사업 책임자들이) 경험없는 사람들이라 잘못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부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사실상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사장(현대그룹 경영전략본부 사장 겸임)과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등 신(新)실세 그룹을 겨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부회장은 특히 자신의 비리혐의에 대해, “내부 감사내용을 보지도 못했고, 아는 것도 없다”며 “(비리혐의에 대한) 소명의 기회도 없었다”고 말해 그룹의 인사조치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내가 대북사업을 돕기 위해서는 (대표이사직 복귀 등)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곁다리로 (대북사업을) 컨설팅하고 자문하고 돌아다녀서야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김 부회장은 또 “(대북사업이 마찰을 빚는 것은) 북한측에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금강산 뿐만 아니라 개성관광 등 7대 대북사업 모두 현대를 빼고는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부회장은 “나는 절대 독자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인도적 차원의 사업은 내가 북측에 아는 인사도 많기 때문에 연결시켜 주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