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파트 고층화 문제있다”/노후땐 슬럼화 우려

◎업계 보수대책 전혀 없이 시공/재건축도 비용 엄청나 쉽지않아/지난 3년간 공급분 15층 이상이 77% 차지최근 활발한 도시재건축사업에 따라 아파트가 날로 고층화되고 있어 노후화된 고층아파트의 처리 문제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업계와 주택공사 조사에 따르면 지난 9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3년동안 공급된 아파트 1백20만8천7백52가구 가운데 15층 이상 아파트가 전체 공급물량의 76.9%를 차지할 정도로 고층아파트가 늘어나고 있어 노후화된 고층아파트의 처리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축한지 20∼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재건축하거나 보수를 해서 계속 사용하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층아파트가 노후화된 후, 재건축이나 보수후 사용이 어렵게될 경우 슬럼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파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층아파트는 더 이상 높이 지을 수가 없어 입주자의 전액부담으로 재건축해야해 재건축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또 현재 들어선 고층 아파트나 신축중인 아파트가, 노후화된 후 보수대책이 전혀 없이 시공돼 보수도 쉽지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의 공사비는 최소한 평당 2백만원 이상으로 32평형 고층아파트 거주자가 재건축을 할 경우 똑같은 32평형에 다시 살기 위해 6천만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공사기간 동안의 거주대책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금융비용을 계산하면 대략 1억원 가까이 생돈을 내야 한다. 물론 일부 고층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용적률이 저층아파트만큼 낮은 곳(여의도시범·도곡주공·잠실5단지 아파트), 땅이 상업지역이어서 용적률 제한에 구애받지 않는 곳(여의도 백조아파트) 등은 주민들이 큰 부담금을 내지 않고도 재건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층아파트는 주거지역에 있으며 현재의 용적률이 최소한 3백% 이상이다. 주택업계와 연구기관 등의 관련 전문가들은 『사실 별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수선해서 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아파트를 철골로 시공,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도록 짓거나 일본의 경우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시공돼야하는데 국내의 경우 노후화된 이후의 보수대책이 전혀 마련되지않은 채 건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개발연구원의 정석희 박사는 『콘크리트는 오래 될수록 굳어간다』며 『공사만 제대로 하면 1백년 이상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중간중간 배관등 설비를 보수하고 내부인테리어만 고치면 재건축을 하지 않고서도 오래도록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우방의 김경식 재건축담당이사는 『외국의 주택업체는 대개 보수부서가 있으며 주택보수가 활발한 편』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아파트를 지을때 노후화된 이후의 보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된다』고 말했다.<한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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